SBS단독중계, 전파낭비 줄였지만…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중계의 명과 암]①

김지연 기자  |  2010.02.18 08:31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SBS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중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경기 혹은 문화행사의 경우 누구나 쉽게 보게 해야 한다는 '보편적 접근권' 측면에서 SBS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가 문제가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에 KBS와 MBC는 "국민적인 축제가 돼야 할 올림픽이 상업방송의 이기심 때문에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앞 다퉈 SBS의 단독중계를 비난했다. 그간 지상파 3사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일명 '코리아풀'을 통해 IOC 혹은 FIFA와 접촉했던 선례를 비교하면 SBS가 따로 IOC와 접촉, 독점계약을 해버린 것은 손 놓고 있던 KBS와 MBC 입장에선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송사들끼리의 다툼이 시청자 입장에서 그리 손해만은 아니란 주장도 있다.


17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주부 이선옥(58)씨는 "올림픽 시즌만 되면 지상파 3사에서 모두 똑같은 영상이 나오는 것은 전파의 낭비라 생각했다"며 "이번 SBS의 단독중계 결정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시즌만 되면 지상파 3사가 똑같은 영상을 되풀이하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와 만난 SBS 한 관계자는 "그간 똑같은 스포츠 경기를 지상파 3사가 함께 방송한 것은 전파의 낭비라 본다"며 "이번 동계올림픽은 SBS의 단독중계지만 향후 MBC가 됐든 혹은 KBS가 됐든 한 경기, 한 방송사 중계가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중계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KBS와 MBC가 SBS를 비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 지상파가 90% 이상의 시청가구를 확보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BS 허인국 스포츠국장은 "SBS가 9개 지역민방과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해 이미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방송수단, 즉 전체 시청가구의 90% 이상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물론 13일 동계올림픽 개막 후 SBS가 단독중계를 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미 예견된 문제일 수 있는 해설자의 자질확보다.

스피스 스케이팅의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중계 도중 해설보다는 "어, 어, 으악!" 등 괴성을 지르며, 진행자가 시청자보다 더 흥분한 듯한 모습으로 '샤우팅 해설'이란 용어까지 탄생시키며 해설자 자질논란에 불을 붙였다.

과연 SBS가 단독중계를 통해 올림픽 시즌만 되면 불거진 '전파낭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채널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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