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국민 걸그룹 되기 '비포&애프터'

길혜성 기자  |  2010.02.18 11:57
지난 2008년 새해 한복 촬영 때의 원더걸스. 왼쪽부터 예은,유빈,선예,소희,선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지난 2008년 새해 한복 촬영 때의 원더걸스. 왼쪽부터 예은,유빈,선예,소희,선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지난 10일은 원더걸스 팬들에겐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었다. 지난 2007년 2월 10일 MBC '쇼! 음악중심'으로 정식 데뷔한 5인조 걸그룹 원더걸스의 데뷔 3주년이었기에, 팬들은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원년멤버 선미가 팀을 떠날 날이 불과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었다.


이렇듯 원더걸스는 데뷔 3년 만에 일거수일투족 자체가 열혈팬을 넘어 가요팬 전체의 관심을 이끌어낼 만큼, 이제는 그야말로 국민 걸그룹이 됐다.

원더걸스 데뷔 3주년을 맞아 이들이 국민 걸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와 향후 걸어갈 길에 대해 살펴봤다.


▶첫 고난 딛고 '텔 미'로 우뚝 서다

실력파 프로듀서이자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중 한 곳인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실직적 수장 박진영은 2007년 초 야심찬 목표 아래 새로운 개념의 걸그룹 원더걸스를 선보였다.


선예 예은 소희 선미 현아 등 원더걸스의 원년멤버 5명 중 소희 선미 현아 등 무려 3명이 데뷔 당시 중학교 2학년, 즉 로틴이었던 것이다. 이는 하이틴에 속하는 고등학생 이상은 돼야 걸그룹 멤버가 될 수 있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그만큼 원더걸스는 멤버 구성 면에서도 그 간의 걸그룹들과는 차별성을 보이며, 데뷔 전부터 한껏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가요계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첫 싱글 '아이러니'는 마니아팬들은 양산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대중적 사랑은 받지 못했다. 여기에 데뷔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현아가 건강상의 이유로 팀을 탈퇴, 팀 존립까지 의심케 할 정도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7년 연습생 경력의 리더 선예를 필두로 한 원더걸스의 멤버들의 저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원더걸스는 현아가 팀을 떠난 뒤 88년생 맏언니 유빈이 곧바로 합류, 2007년 9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음반에 실린 복고풍의 노래 '텔 미'는 그야말로 국민적 히트를 기록했다. 수많은 동료 스타들이 '텔 미' 춤을 따라 췄고, 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텔 미' 따라잡기 열풍에 동참했다. 원더걸스가 첫 위기를 딛고 국민 걸그룹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물론 원더걸스는 그해 연말 각종 가요 시상식 신인상도 가볍게 거머쥐었다.

'텔 미'의 성공과 함께 원더걸스 다섯 멤버들의 제 각각의 이미지도 확립되기 시작했다. 카리스마 리더 선예, 친근한 친구 같은 예은, 털털한 언니 유빈, 무표정 속에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 소희, 애교 넘치는 선미 등 다섯 멤버는 각자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는 이들이 원더걸스란 이름으로 한데 모였을 때, 팀을 더욱 주목받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도 내게 했다.

'텔 미'의 성공 이후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된 원더걸스는 2008년 6월 '소 핫'을 들고 돌아왔다. '소 핫'을 통해 "난 너무 매력 있어"를 부르짖던 무대 위의 소녀들은, 실제로도 다양한 매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성공을 이뤄냈다.

그 해 9월 원더걸스는 '노바디'란 신곡을 발표, 가요계를 재차 원더걸스 열풍에 휩싸이게 함과 동시에 트리플 히트도 이끌어 냈다. '노바디'는 복고적이고 쉬우면서도 감성적 멜로디를 앞세워 30대 이상의 팬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원더걸스는 이 노래로 2008년 연말 가요시상식 MMF에서 3개의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상을 차지하며, 데뷔 만 2년도 채 안 돼 가요계 정상에 섰다. 이로써 원더걸스는 국민 걸그룹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편 원더걸스를 떠난 현아는 지난해 5인조 걸그룹 포미닛의 리더로 가요계로 돌아왔다.

조나스브라더스의 미국 콘서트에 나선 원더걸스 <사진제공=JYP> 조나스브라더스의 미국 콘서트에 나선 원더걸스 <사진제공=JYP>


▶'노바디'로 한국을 넘어서다...빌보드 메인차트 진입

'텔 미' '소 핫' '노바디'의 연속 히트로 국내 가요계를 평정한 원더걸스는 지난해 초 미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사실 적지 않은 수의 국내 가요 관계자들은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 선언을 무리라고 여겼다. 아시아권 가수 중 지금까지 세계 최대 대중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한 아티스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진출로 인해 소녀시대 카라 등 다른 인기 걸그룹들과의 국내 경쟁에서도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자아냈다.

하지만 원더걸스는 지난해 10월 '노바디' 영어버전 싱글로 미국 빌보드 싱글 메인 차트인 '핫 100' 차트 76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며 주위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한국 가수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라 할 수 있는 '핫100'에 진입한 것은 100년이 넘는 빌보드 역사상 원더걸스가 처음이다. 아시아 가수로 범위를 넓혀도 30여년 만이다.

또한 지난해 국내 활동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싱글 진입으로 국내 가요팬들의 주목도 한껏 받았다.

원더걸스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에는 초심으로 돌아간 점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 선언과 함께 미국 내 최고 인기 아이돌밴드 조나스 브라더스가 소속된 조나스그룹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여름, 2개월여 간 50여 차례에 걸쳐 열린 조나스 브라더스의 북미 투어 콘서트에 나서 오프닝을 장식, 현지 팬들에 자신들의 얼굴과 노래를 알렸다. 이때부터 미국 팬들도 원더걸스와 이들의 노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진출 첫 해, 빌보드 싱글 메인차트 진입이라는 성과를 이룬 원더걸스는 올 봄 미국 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다시 한 번 현지 공략에 나선다.

한편 원더걸스는 '노바디'로 지난해 중화권은 물론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다 전체에서도 큰 관심을 이끌어 냈다.

현아(왼쪽)과 혜림 현아(왼쪽)과 혜림


▶선미 떠난 이후 '제 2의 도약' 가능할까

데뷔 3년 만에 국내외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이끌어 낸 원더걸스. 하지만 올 해는 원더걸스에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올 봄, 또 한 번의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1992년생인 선미는 대학 진학에 집중하기 위해 이달 말을 끝으로 원더걸스를 떠나기로 최종 확정했다. 선미와 원더걸스 멤버들, 그리고 JYP 측이 깊이 있게 상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선미는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이기에, 팬들의 충격도 컸다. 이에 팬들은 JYP 측에 상담을 요청, 팬대표 10여명이 원더걸스 나머지 멤버 4명과 최근 서울에서 만나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직접 나눴다.

원더걸스는 그 간 다섯 멤버가 제 각각의 매력을 발산하며 팀의 인기도 함께 높였다. 그렇기에 원더걸스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선미의 탈퇴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원더걸스는 현아가 탈퇴 했을 때도 그러했듯, 변화를 통해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원더걸스는 선미와 동갑내기인 1992년생 혜림을 새 멤버로 받아들이며 기존 5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혜림은 최근 3년 간 JYP 차이나에서 데뷔를 준비해온 홍콩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이다. 영어 중국어 광동어 한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며 춤과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혜림은 오는 3월부터 원더걸스 정식 멤버로 나서 팀의 미국 활동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렇듯 원더걸스는 현재 새 멤버를 합류시키며 팀에 변화를 주면서도, 자신들이 정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더걸스의 제 2의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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