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판가름나는 '추노' 무술서열

김관명 기자  |  2010.02.19 14:32




처음엔 용호상박, 막상막하였다. 날래기로는 왕손이(김지석)가 최고였고, 파워풀한 검술은 송태하(오지호), 교과서적인 검과 창 운용술은 최장군(한정수)이었다. 또 한 명, 짧은 칼과 근접전의 최고 왕자는 저자거리에서 살다시피 한 대길(장혁)이었다.


KBS 인기사극 '추노'가 지난 18일까지 제14화를 내보내면서 이들 주인공들의 전투능력이 서서히 판가름 나고 있다. 비록 송태하가 언년이(이다해)와 결혼, 비단 도포자락을 입기는 했지만, 대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언년이를 발견하고 추노질을 접으려 하지만 말이다.

우선 대길패 3인방은 진작에 서열이 정해졌다. 이들 3인방은 과거 '들치기' 왕손이가 무과 과거시험 보러가던 최장군의 짐을 털고, 이 장면을 대길이 목격한 후 이들을 쫓으면서 처음 만났다. 그리고 1대1대1 시가 3파전을 펼쳤으나 싱겁게도 대길-최장군-왕손이 순으로 정해졌다. "나이는 더 잡수셨으니 '장군' 대접은 해드리리다"라는 대길의 점잖은 우승 멘트와 함께.


그러나 최근 들어 최고의 다크호스, 숨은 잠룡이 나타났으니 그건 바로 황철웅(이종혁)이다. 비록 훈련원 동기 송태하와 제주에서 일합을 겨뤘을 때는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지만, 장인인 좌의정(김응수)의 능멸에 독이 바싹 오른 후부터는 완전 변해버린 황철웅이다. 그의 긴 칼에 왕손이는 담벼락에 피를 흥건히 뿌려댔고, 최장군은 몇 합 겨루기도 전에 가슴팍에 칼을 찔려야 했다.

사실 최장군이 누구이던가. 혜원의 호위무사였던 백호(데니안)를 단 한 번의 핏빛 칼부림으로 쓰러뜨린 고수가 아니었나. 그 날래기로는 호랑이 같고 점잖기로는 사자 같던 그 백호를 말이다.


결국 이제 남은 건 송태하와 대길, 그리고 황철웅 뿐이다. 일단은 송태하가 근소한 차이로 대길과 황철웅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의 칼과 창 휘두르는 솜씨는 어린 아이를 포대기에 안고 일당백 싸움을 펼쳤을 때 단박에 입증됐다. 네티즌들은 이를 보며 유비의 아들을 안고 헌 창 휘두르듯 한 조자룡에 비유했다. 원래 조선 훈련원 장교 실력이 이 정도는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대길은 이런 송태하를 바싹 뒤쫓고 있다. 예전 갈대밭에서 송태하와 1대1 검투신을 펼쳤을 당시, 초반에는 훈련원 장교 출신다운 정교하고 묵직한 송태하의 긴 칼(만화 '베르세르크'의 그 큰 칼에는 못미치지만)에 밀렸으나 짧은 칼로 근접전을 펼친 후부터는 오히려 송태하가 밀렸다. 그는 역시 '옹박' 스타일의 근접전에서는 누가 뭐래도 최강자다.

오히려 이제부터는 심리전이 관건이다. 송태하는 원손을 떠받드는 무리들의 책상물림에서 비롯된 경직된 이데올로기, 새로 생긴 아내 김혜원(언년이)을 향한 인정 등으로 인해 전사로서는 다소 약점이 잡힌 상태. 이에 비해 대길은 최장군, 왕손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전투력이 거의 '초사이언급'으로 상승해 있다. 언년이가 행복해하는 걸 본 허탈함과 질투심도 한 몫 할 듯.

갓 쓰고 도포 자락 휘날리는 황철웅 역시 자신을 능멸한 장인에 대한 복수심, 언제나 자신보다 한발 앞서간 송태하에 대한 경쟁심, 2인자로서 느껴야 했던 열등감이 뒤엉켜 대길 못지않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있다. 예전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간지' 제대로 났던 선도부장 이종혁의 포스는 바로 제14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과연 '삼인행 필유아사(死)'일까. 황철웅, 송태하, 대길 이들 세 사람의 거리가 한 치 앞을 모를 정도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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