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눈물' 최초기획자 "심각한 명예훼손" 반박

김현록 기자  |  2010.02.20 14:39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최초 기획자가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는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 정승희씨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MBC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 기획자이자 '아마존의 눈물' 최초 기획자인 MBC 윤미현 PD는 20일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윤 PD는 "지난 며칠간 벌어진 '아마존의 눈물'과 관련된 논쟁을 다시 돌아간 제작현장에서 접하고는 더 이상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였다.


윤 PD는 "PD는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상식에서 벗어나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어 우선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그간 제작진이 흘린 땀과 노력에 대해 폄하하는 이러한 소모적 논쟁을 최초 기획자로서 정리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 앞섰습니다"라고 밝혔다.

윤 PD는 "‘사전조사 7개월은 나에게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내간 기간’이란 정승희PD의 표현은 초기기획과 사전조사를 한 기획자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또한 단지 아마존을 다루었다고 해서 지적재산권 운운 한 부분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윤 PD는 "아마존이나 북극 남극은 세계의 여러 방송사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는 지역이며, 단지 아마존을 오랫동안 제작해왔다고 해서 정승희PD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매 촬영 때마다 허가는 후나이(브라질 원주민 보호국)의 소관이지 정승희PD의 소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 PD는 '북극의 눈물' 이후 EBS에서 북극 관련 다큐를 촬영하고, MBC가 다룬 그린란드의 까냑마을을 이듬해 BBC에서 촬영을 하며, MBC 창사 50주년 특집으로 다루는 남극과 관련해 SBS와 KBS도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윤 PD는 "오히려 저희는 정승희 피디가 그동안 제작해서 방송한 지역을 피해가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건 늦게 방송을 제작하는 모든 프로그램들이 그러합니다"라며 "저는 정승희 피디에게 묻고 싶습니다. 정승희PD가 한 어떤 제안이 저희 프로그램에 반영되었는지요"라고 반문했다.

윤 PD는 "초기 아마존을 담당했던 장형원 피디가 만난 부분을 마치 정승희PD의 기획안으로 저희가 제작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회사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획을 무산시킨 와중에 MBC스페셜팀에서 자료조사를 하고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획자인 저와 저희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승희 PD와 관련한 상황을 소상히 밝히며 "최초기획자로서 그간 ‘아마존의 눈물‘시리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 생각해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데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아마존'으로 불렸던 '아마존의 눈물'은 2008년 9월 기획에 들어갔다 제작비가 없어 공식적으로 사라진 프로젝트였고, 당시까지 참여하던 장형원 PD는 부서를 떠났다. 회사가 인정하지 않은 기획이라 당시 CP였던 윤미현 PD가 직접 기획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서였다.

윤 PD는 "'사전조사 7개월은 나에게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내간 기간'이란 정승희PD의 표현은 초기기획과 사전조사를 진행한 저로서는 참으로 황당한 발언이자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장형원PD와 김현철PD를 만난 사이의 시간이 그 정도여서 그렇게 표현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리서치 업무를 담당했던 저나 강현구씨의 노력을 정말 무화시키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윤 PD는 "사전기획 7개월동안 ‘나를 만나 기획을 빼갔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저는 정승희PD를 만난 적이 없고, 정승희PD가 방송을 통해 그동안 소개한 지역은 제게는 피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2009년 3월 발령받은 김현철 PD가 정승희 PD를 만났다는 시점은 공동기획 자체가 불가능한 시점이었다고 윤 PD는 짚었다.

윤 PD는 "'아마존의 눈물'의 방향은 여타 한국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이나 기존에 정승희PD가 제작해온 "도전지구 탐험대'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라며 "그래서 기존에 방송에 노출이 된 지역은 피하자는 것이 저의 기본 콘셉트"라고 밝혔다.

윤 PD는 자료조사 및 부족 선정 배경에 대해서도 출처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PD는 "싱구강 유역에서 촬영한 부족이자 정승희PD와 촬영이 겹친 유일한 부족이 와우라 부족인데 정승희PD 주장한 것처럼 정승희PD의 추천이 아니다"며 조에족 촬영이 힘들어지자 현지 프로덕션이 들이밀어서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승희PD의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는 읽었지만 그 지역은 안가는 방향으로 오히려 논의되었다는 것이 맞을 겁니다"라며 "결국 아마존에 큰 세 개의 부족 클러스터에서 정승희PD가 많이 간 싱구강 유역 클러스터의 부족을 제외하고 기획이 이루어졌습니다"라고 전했다.

윤 PD는 "특히 아마존의 눈물은 창사특집이고 수출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라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촬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고, 따라서 저희는 부족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비공식 촬영을 하는 정승희PD의 방식을 기획자로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PD는 "정승희PD가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마존 프로그램을 나름의 방식으로 제작해온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그러나 '아마존의 눈물'에 대해 더 이상 흠집을 내는 것은 좌시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목숨걸고 제작해온 김진만PD, 김현철PD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윤미현 PD는 지난해 9월까지 MBC스페셜 CP로 활동하며 '북극의 눈물', '공룡의 땅' 기획, '휴먼다큐 사랑' 기획 및 연출에 참여했다. '아마존의 눈물'과 관련해서는 2008년 9월부터 1년간 기획을 담당했다. '돌시인과 어머니', '네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로 ABU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 뉴욕페스티벌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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