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현장에서 보니 이렇게 만들어진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경남 통영 욕지도 동행취재기]

통영(경남)=문완식 기자,   |  2010.02.23 08:48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이뤄진 오프닝 촬영 ⓒ통영(경남)=문완식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이뤄진 오프닝 촬영 ⓒ통영(경남)=문완식


'진짜 리얼일까.'

'리얼'의 이름을 단 각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끄는 가운데 때로는 '짜고 하는 것 아니냐'고 그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일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지난 19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그 '속살'을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1박 2일‘의 예순 여섯 번째 여행, 그 리얼한 현장을 들여다보자.

◆19일 오후 12시 경남 통영 삼덕항


익숙한 일곱 남자들이 통영 앞 바다를 배경으로 선 채 수다를 떨고 있다. 그 앞으로 10여 대의 카메라가 이들을 비추고 있다. 그 뒤로는 작가, 스타일리스트, 소품담당 그리고 출연진의 매니저들까지 수십 명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화면에는 7명이 비춰지지만 이를 위해 10배 이상의 인원들이 투입되는 셈이다.

당초 통영 달아공원에서 오프닝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욕지도로 가는 배가 떠나는 삼덕항으로 바뀌었다.


도착한 취재진을 본 강호동은 즉석에서 '은지원 결혼기자회견'을 제안했다. 예정에 없었지만 강호동 특유의 '파고들기'가 통한 것이다. 강호동은 "은지원씨가 민감하니 가차 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은지원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연출자 나영석PD의 남극행 관련 인터뷰도 이어졌다. 출연진과 연출자 관계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이들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투정을 부리는 출연진과 이들을 설득하는 PD, 퍽 재밌는 광경이었다. '도전정신'을 말하는 PD에서 강호동은 "우리는 시키니까 가는 것을 알아 달라"고 말한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오프닝이 끝났다. 자, 욕지도로 출발.

욕지도로 가는 배안에서 이뤄진 충무김밥 복불복. <사진제공=KBS> 욕지도로 가는 배안에서 이뤄진 충무김밥 복불복. <사진제공=KBS>


◆19일 오후 1시~2시 욕지도행 배 안에서 충무김밥 복불복

삼덕항에서 욕지도까지는 배로 1시간 거리. 배 안에서 통영의 명물 충무김밥을 두고 점심식사 복불복이 벌어졌다. '야생'을 앞둔 이들에게 체면은 사치다.

선실 하나를 통째로 빌려 이뤄진 촬영은 배가 욕지도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는 사이 스태프들도 배 이곳저곳에 흩어져 허겁지겁 충무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멤버들의 야외 취침을 위한 소품 차량. 장작이 눈에 띤다 ⓒ통영(경남)=문완식 멤버들의 야외 취침을 위한 소품 차량. 장작이 눈에 띤다 ⓒ통영(경남)=문완식


◆19일 오후 2시 욕지도 도착

오후 2시 배가 욕지도에 닿자 이번 촬영을 위한 차량들이 일제히 배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밴 등 출연진의 차량을 포함해 1회 촬영에 동원되는 제작지원차량은 20대가 넘는다. 소품 차량만 2.5톤 트럭으로 2대가 동원된다. 이 중 한 대는 야외 취침을 위한 텐트, 장작 등을 싣고 있다.

'1박2일'이 온다는 소식에 선착장은 만원이다. 인파를 비집고 차들이 하나, 둘 욕지도에 올라선다. 한 어르신은 기자단의 버스를 세우고 "강호동은 어딨냐"고 다짜고짜 묻는다.

◆19일 오후 2시~5시 고등어 잡이 체험 및 자유여행

욕지도에 도착하자마자 촬영은 이어졌다. 그리고 숙소 앞 빨래 줄에 멤버들의 옷가지가 널렸다. 바다에 빠졌다고 한다. 스타일리스들이 일일이 손으로 헹구고 빤다. 세탁기는 언강생심이다.

스타일리스들이 멤버들의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통영(경남)=문완식 스타일리스들이 멤버들의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통영(경남)=문완식


◆19일 오후 5시~7시 휴식

'야생'에서도 휴식은 주어진다. 이날 멤버들에게는 오후 5시부터 2시간 정도 취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새벽까지 진행될 복불복 등 각종 촬영을 위한 제작진의 배려다.

출연진이 쉬는 동안, 스타는 상근이다. '1박2일'의 촬영 때마다 동행하는 상근이는 비록 요즘에는 화면에 그 모습을 잘 비추지는 않지만 촬영지에서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그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한다.

스태프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밥차. 저녁(왼쪽 아래)과 야식(오른쪽 아래)ⓒ통영(경남)=문완식 스태프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밥차. 저녁(왼쪽 아래)과 야식(오른쪽 아래)ⓒ통영(경남)=문완식


◆19일 오후 6시 스태프용 저녁 준비

밥차에서 저녁 준비가 한창이다. 거창 편부터 3년 넘게 '1박2일'을 따라다닌 강승민(64세), 우연단(61세)부부는 "멤버들이 몰래 와서 먹지는 않냐"는 물음에 "한 사람씩 카메라가 따라 나기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끼 당 평균 120인분을 준비하는 이들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뭐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없다"면서 "현장에서는 다들 배고파하기 때문에 뭐든 해주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밥차는 통상 제작진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한다. '1박2일'의 특성상 현장 확인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이날도 오전 6시에 일찌감치 도착했다고 한다.

이날 저녁 주 메뉴는 오징어 튀김 그리고 야식은 떡볶이, 어묵, 순대였다. 맛은, '일품'이었다.

◆19일 오후 6시 30분~10시 저녁식사 복불복

저녁식사 복불복을 앞두고 스태프들이 미리 게임을 해 본다. 이날의 미션은 99초 안에 제기차기, 딱지 넘기기, 윗몸일으키기, 레몬 통째로 먹기 등을 하는 것. 스태프들이 미리 해 봐 멤버들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확인해보는 셈이다.

오후 7시 저녁식사 복불복이 시작됐다. 미션 내용을 확인한 멤버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도저히 해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불만. 하지만 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고 치열한 도전은 시작된다. 김종민의 결정적인 실수로 이날 저녁식사로 준비됐던 고등어회, 광어 등 각종 해산물은 스태프들의 훌륭한 야식이 됐다. 멤버들에게는 밥과 김치만이 주어졌다. 가차 없었다.

저녁식사 복불복이 진행되고 있다 ⓒ통영(경남)=문완식 저녁식사 복불복이 진행되고 있다 ⓒ통영(경남)=문완식


◆19일 오후 11시~20일 오전 1시 잠자리 복불복

밥과 김치로 허기진 멤버들에게 남은 것은 잠자리 복불복. 이날은 취재진을 포함해 총 107명의 스태프팀과 7명의 멤버들이 겨뤘다. 게임은 제기차기, 족구 그리고 병마개 멀리 보내기였다.

방송을 떠나 스태프들과 멤버들 간 경쟁심은 '리얼' 그 자체였다.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때문인지 이들은 방송을 떠나 그 순간을 즐기는 듯 했다. 일체의 양보도 없었다. 좀 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룰을 이끌려고 티격 거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출연진과 스태프가 하나 된 그들의 '리얼한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1박2일' 욕지도 편은 오는 3월 21일과 28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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