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기자
원로 코미디언 송해가 절친한 선배인 고 배삼룡의 마지막 가는 길에 조사로 추모했다.
송해는 25일 오전8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영결식에 참석, 유족과 후배들을 대신해 조사를 낭독했다. 당초 조사는 이용식이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송해가 고인을 기리고 싶다는 뜻을 밝혀 대신했다.
송해는 조사를 낭독하기 앞서 ""이 자리에 계셔야 할 저희의 또 한 분의 선배 구봉서 선배님이 자리를 같이 못하셨습니다"며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선후배들이 다 부러워했던 천륜의 인연을 보내는 그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무너지는 것 같아서 이 자리에 못 나오셨습니다"며 "개인적으로 충분히 저는 이해를 합니다"며 침통해했다.
"형님"이라고 고인을 외친 송해는 "가물가물한 70년대 형님이 하셨던 '형님먼저 아우먼저'를 회상해봅니다"면서 "쉬운 말이나 그 한 마디 한 구절이 무척이나 우리를 즐겁게 해주셨습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형님이라고 꼭 먼저 가셔야 하고 동생이라고 피해 가야합니까"라고 오열하면서도 "그동안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셨습니다"고 탄식했다.
송해는 "중환자실에 오르내릴 때 '나는 일어난다. 다시 후배들과 전 국민을 즐겁게 하리라'고 하셨던 그 뜻, 너무나 높고 보기 좋았습니다"고 했다.
송해는 "형님을 일컬었던 '비실비실 국민영웅', '개다리 춤의 일인자', '코미디언 황제', '천재적인 바보연기자', '한국의 찰리 채플린' 너무나 맞는 말이었습니다"며 "서민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셨다"고 고인의 코미디세계를 되새겼다.
이어 그는 "형님은 내 아픔 뒤로 하고 웃음을 주는 희극 철학을 갖고 계셨습니다. 언제나 똑똑한 사람에게 속고 넘어지고 얻어터져도 상상하지 못할 연기로 상대를 K.O. 시키는 형님의 코미디를 오래오래 전하고 싶습니다"고 덧붙였다.
또 송해는 "오로지 내 것밖에 모르는 세상에 그렇게 인심 좋게 웃음을 푸셨습니다. 남을 웃길 수 있다면 넘어져도 좋고 맞아도 좋고 못 일어나도 좋다는 형님. 우리시대 다시 보지 못할 희망이셨습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해는 "하늘에 오르신 형님, 하늘 나라 넓은 무대에서 괄시받지 말고
아프시지 말고, 노시지 말고 계속 넓은 무대를 웃겨주십시오"라고 고인을 기렸다.
한편 지난 23일 타계한 고 배삼룡의 유해는 이날 영결식 후 성남화장장를 거친 뒤 분당 추모공원 휴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