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괴물' 제치고 역대 1위..1200억원 수입

전형화 기자  |  2010.02.26 09:25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괴물'을 제치고 국내 영화 흥행 역대 1위에 올랐다.

26일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 따르면 '아바타'는 이날 '괴물'(1301만명)을 제치고 국내 흥행 역대 1위에 오른다. 영진위 집계는 27일 '아바타'가 '괴물'을 넘을 것으로 집계됐지만 폭스 자체 집계가 8만명 가량 더 많아 26일 넘어설게 확실하다.


하지만 폭스는 혼란을 우려해 영진위 집계로 통일하기로 했다. 결국 '아바타'는 27일 '괴물'을 넘어서는 게 공식기록으로 남게 됐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지 72일만이다. 종전 최단 기록이다. '괴물'은 상영 10주차에 상영이 거의 종료된 반면 '아바타'는 11주차에도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고 있어 최종 스코어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가 국내 흥행 1위를 차지한 것은 1998년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타이타닉'은 서울 197만명을 동원했다. 90년대는 서울 관객수로 집계했기에 정확한 전국관객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대략 440만명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 기록은 이듬해 '쉬리'가 깼으며, 이후 '공동경비구역JSA' '친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한국영화들이 1위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 시기는 한국영화 전성기와도 맞물린다.

공교롭게도 12년만에 흥행 1위 자리를 탈환한 '아바타'는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이다.


'아바타'는 관객수 뿐 아니라 극장수입에서도 역대 1위 자리에 올랐다. 27일 12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국내박스오피스에서 한 영화가 1200억원의 누적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아바타'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 매출액은 지난해 1139만명을 동원한 '해운대' 810억원이었다.

'아바타'의 이 같은 성과는 눈부신 것이다. 그동안 외화는 태생적으로 자막을 거쳐 관람해야한다는 핸디캡이 있고, 한국영화에 비해 불법다운로드 피해도 크게 입었다. 외화는 1000만명을 동원하지 못한다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아바타'가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흥행 몰이를 하고, 3D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화를 외면하던 중장년까지 극장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아바타'는 그간 신기한 깜짝쇼 정도로 받아들여졌던 3D 영상혁명을 증명한 첫 작품으로 기록됐다. 3D 효과를 작품 흐름에 녹인 '아바타'는 2D를 본 관객이 3D 상영관과 아이맥스관을 다시 찾는 반복 관람을 이끌었다.

'아바타' 3D는 할리우드 뿐 아니라 국내도 영향을 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3D 영화 제작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고, 윤제균 감독은 SF 스릴러 '제7광구'와 가족 어드벤처 '템플 스테이'를 3D 제작해 개봉할 계획이다.

'아바타' 1위 시대는 한국영화계를 크게 자극했다.

외화가 1위에 올라도 '타이타닉'이나 '사랑과 영혼' 당시처럼 국부 유출 논란, 흥행 저지 운동 등도 일지 않았다. 관객의 정서가 바뀌었다. 한국영화인들로서는 분발이 필요한 지점이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은 "오히려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영화가 새롭게 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를 제작하고 '미녀는 괴로워2'를 준비 중인 KM컬쳐 심영 이사는 "다시 목표가 생겼다"면서 "마음가짐을 다잡게 됐다"고 말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아바타'를 넘어설 또 다른 1등은 과연 언제 등장할까, 그 영화는 한국영화일까, 이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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