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열리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맞아 주요 후보에 든 영화들이 일제히 개봉한다.
'아바타'와 '업' '바스터즈' 등 이미 개봉한 영화들을 제외하고 이번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후보작 중 가장 먼저 개봉하는 것은 '크레이지 하트'와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
4일 개봉을 확정한 '크레이지 하트'는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주제가상 등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는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에 후보로 지명됐다.
'크레이지 하트'는 퇴물로 전락한 한 때 잘나가던 컨트리 가수의 재기를 그린 영화. 그간 한 번도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던 제프 브리지스의 수상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제프 브리지스는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과 럭비팀을 주인공으로 흑백화합으로 남아공 럭비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실화를 그렸다.
11일 개봉하는 '인디에어'는 기업을 대신해 사원을 정리하는 해고전문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각색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25일 개봉하는 '시리어스맨'은 코엔 형제의 블랙코미디. 인생이 꼬인 한 남자가 세 명의 랍비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작품상과 각본상에 후보에 올랐다.
'아바타'와 더불어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허트 로커'는 당초 2월말 개봉 예정이었지만 수상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개봉을 미뤘다.
이처럼 매주 한 편씩 개봉하는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국내에서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 그동안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들은 국내에선 흥행에는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도 '벤자민 노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제외하고 '레슬러' '프로스트 vs 닉슨' '레볼루셔너리 로드' '킬러들의 도시' 등은 흥행에 실패했다. 8개 부문을 수상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3월 개봉해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오스카 트로피를 안으면 재개봉까지 했던 사례는 이제 과거의 일일 뿐이다. 지난해 숀 펜에 남우주연상을 '밀크'는 1년이 지나 이달 25일 개봉한다. 한 영화 홍보사 대표는 "아카데미 수상작은 홍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흥행까지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3월이 극장 비수기인 터라 웬만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개봉 전 큰 주목을 받았던 '왓치맨'조차 3월 극장가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과연 이번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특수를 거둘지, 아니면 오스카의 저주에 휘말릴지, 관객들의 선택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