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호남선'의 원로 작곡가 박춘석(80)씨가 14일 오전 향년 80세를 일기로 세상과 이별했다. 뇌졸중으로 투병 중이던 고인은 이날 오전 별세, 빈소는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1930년생인 고인은 부유하고 다복한 가정에서 자라 '신동'으로 불리며 불과 4살 때부터 풍금을 자유자재로 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고인은 1954년 백일희가 부른 '황혼의 엘레지'를 시작으로 대중적인 곡들을 만들었으며, 2년 뒤 발표한 '비 내리는 호남선'의 히트를 계기로 천재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1964년 트로트로 급선회, 이미자와 콤비를 이루면서 전환기를 맞게 된다. 바로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황혼의 블루스' '아네모네' '타국에서' '노래는 나의 인생'까지, 이미자와 호흡을 맞춘 곡들이 연이어 히트하며 최고 인기 작곡가 반열에 올라섰다.
1987년에는 한국 음악 저작권협회 회장을 거쳐 1995년에는 문화훈장 옥관장을 서훈 받았다.
하지만 9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에는 일체의 의사 표현이나 거동을 못하고 동생 박금석씨의 보살핌을 받아왔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