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작가 "러브라인 과열도 고마울 따름"②

김현록 기자  |  2010.03.15 17:01


MBC '지붕뚫고 하이킥'(연출 김병욱 등)은 보기 드문 시트콤이었다. 지상파 3사를 통틀어 단 하나가 살아남은 시트콤 자체도 보기 드문 장르가 됐지만,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면서 따스한 위로까지 함께 건넨 '지붕뚫고 하이킥'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시트콤임에 틀림없다.


'거침없이 하이킥'에 이어 '지붕뚫고 하이킥'까지 2연타 대박을 날린 '새우등' 이영철 작가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차별점으로 무엇을 꼽았을까. 그는 "'지붕킥'은 크게 보면 성장담과 같은 이야기"라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들려 했다"고 강조했다. 순간 "삶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던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제 종영을 닷새 앞두고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지붕킥'의 뒷이야기를 이영철 작가를 통해 계속해 들어봤다.


-이번 '지붕킥'의 가장 큰 특징이 서사가 있는 시트콤이라는 거다. 사람들도 변해간다.

▶시트콤 자체가 횡으로 펼쳐놓고 이쪽 저쪽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붕킥'은 서사 구조가 있으니까 이야기가 앞으로 나간다. 인물들도 당연히 그를 따라간다. 아무 것도 모르던 세경이가 변해가고, 포악질하며 신애와 투닥거리던 해리도 변해가고, 다른 사람 이야기는 아무 관심이 없던 지훈이가 변하고, 생각없던 정음이가 또 변해간다. 크게 보면 성장담과 같은 이야기다.


-시트콤에 눈물을 넣는다는 부담은 없었나.

▶어떻게 봐 주실지는 반신반의였다. 자신감도 솔직히 있었다. 지금 타이밍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공감을 얻지 않을까 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하려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그게 웃을 수만은 없지 않나. 워낙 배우들이 잘 해주셔서 힘이 됐다.

오현경씨 경우도 콩국수 이야기가 있지 않나. '거침없이 하이킥' 때도 이런 시도가 없지 않았다. 준하가 출근 첫 날에 잘리고 와서 울고불고 하지 않았나. 다만 이번이 이야기가 더 세다. 어린 자매가 아빠와 생이별을 하고 서럽게 더부살이를 하고. 그런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특히 감정을 투영한 사람은 없었는지.

▶없었다.

-'빵꾸똥꾸'가 권고를 받아서 큰 화제가 됐는데.

▶그 일 있기 전 '너무 많은 것 같다' 이야기는 있었다. 유행어 미는 것처럼 보이는 건 싫다. 남용하는 게 아닌가 하던 와중에 그 일이 터졌다. '빵꾸똥꾸'가 사실 해리의 외로움을 상징하지 않나. 지나쳐서 가제한 건 있지만 압박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이고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다만 넌센스다 했던 거지. 극 진행에 필요한데 안 쓰지는 않았다. 일부러 '빵꾸똥꾸'를 속아냈다면 그건 리얼리티 때문이다.

-'하이킥2'라는 초반 시각이 서운하지는 않았나?

▶섭섭하기도 했다. 전혀 다른 기획일 뿐인데. 물론 '하이킥'이란 단어에 대한 집착이 있어서 한번 더 쓴 거다. 개인적으로도 '지붕뚫고 하이킥'은 HD로 하는 첫 시트콤이라 다시 보는 맛이 있다. 나도 DVD 나오면 소장하고 싶다.

-시청자 의견은 참고하는지?

▶몇 군데 잘 가는 게시판이 있다. 초반엔 피드백을 보면 힘이 된다. 감사한 일이지만, 갈수록 지지하시는 커플이 뚜렷해지고 하면 누구 한 편을 들 수가 없다. 독이 되는 것도 같아 가능하면 잘 안 들어가려고 한다. 분명한건 너무 감사하다는 거다. 욕이든 칭찬이든 무반응보다 감사하다. 러브라인에 대해 과열 양상이 있지만 그것도 정이 있고 몰입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나.

-'거침없이 하이킥' 때도 그렇고 러브라인에 대한 지지가 너무 뚜렷해 부담이 되겠다.

▶그땐 당황했던 것 같다. 가열 양상이 저희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걸 따라간 건 아니지만 지나고 나니 참 고마운 일이었다. 꼼꼼히 봐주시는 것이 감사하다.

-엔딩은? 해피 엔딩인가? 새드 엔딩인가?

▶대략적으로 합의했다. 규정하기가 애매하고, 제작진들도 예민들 하시다. 다만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찾는다. 공감이 된다면 새드 엔딩인지 해피 엔딩인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남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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