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회를 말하다..'작은연못'·'경계도시2' 등

전형화 기자  |  2010.03.24 11:56


애써 외면했던 지난한 현대사와 사회 문제들을 정면에 다룬 영화들이 속속 관객을 맞는다.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경계도시2'가 18일 개봉한 데 이어 '어둠의 아이들', '작은 연못', '예스맨 프로젝트' '코브' '아마존의 눈물' 등이 차례로 개봉한다.


이들 영화들은 다큐멘터리로 혹은 영화 형식을 빌어 어두운 현대사와 그 이면을 조명한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은 '경계도시2'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37년만의 귀국과 당시 벌어졌던 이념적인 논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전편인 '경계도시'가 간첩 혐의로 입국이 금지된 송 교수의 2002년 상황을 담았다면 '경계도시2'는 2003년 9월 송 교수의 귀국과 구속, 이듬해 8월 석방까지를 다뤘다.


영화는 우리 안에 내제된 레드 콤플렉스를 조명하는 한편 진보인사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냉정하게 담았다.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은 연못'은 4월15일 개봉한다. 영화 촬영이 마무리된 지 4년만, 영화 제작이 결정된 지 8년만이다.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 당시 남하하던 피란민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500명의 민간인 중 25명만의 생존자를 남긴 노근리 사건을 최초로 다룬 영화다. 전쟁 중 일어난 참사를 소재로 한 탓에 투자사들이 난색을 표해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작품이다. 배우들과 스태프, 시각효과 업체들이 노개런티 혹은 최소한의 급여를 받으며 참여했다.

피란민의 아픔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긴다.

25일 개봉하는 '어둠의 아이들'은 일본의 사회파 감독인 사카모토 준지가 재일교포 양석일의 원작을 영화화했다. 태국에서 벌어지는 장기매매에 유아 성매매 등을 일본 특파원이 취재하면서 겪는 일을 담았다.

에구치 요스케, 츠마부키 사토시,미야자키 아오이 등 일본 정상급 배우들이 취지에 공감해 대거 출연, 일본에서 화제를 샀다.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영화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영화 속에는 일본 30대 남성이 여자아이를 트렁크에 담은 채 호텔로 데려와 추행하는 동영상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카모토 감독과 함께 내한한 유키코 프로듀서는 "실제 일본에 올라온 동영상이다. 그 영상을 보고 이 영화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어둠의 아이들'은 방콕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가 태국 관광청 요청으로 직전에 취소되기도 했다. 일본 외에는 한국에서 처음 개봉한다.

일본의 돌고래 남획을 담은 '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은 제6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5월 20일부터 열리는 제7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 앵콜 상영된다. 지난해 9월 국내 개봉했던 '더 코브'는 지난 17일 감독이자 환경운동가인 루이 시호요스와 제작자 찰스 햄블턴이 내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의 의의를 알리기도 했다.

25일 개봉하는 '예스맨 프로젝트'는 앤디 비크바움과 마이크 보나노가 다우 대변인을 사칭해 BBC와 인터뷰를 갖고 인도 보팔참사에 다우가 피해를 보상한 장난극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두 사람은 거대 회사 대변인 혹은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 거짓으로 희망뉴스를 만들어 물질 만능주의 사회를 조롱해왔다.

역시 25일 개봉하는 '아마존의 눈물'은 올 초 TV에서 큰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극장판이다. 아마존 원주민들을 통해 현대사회가 잃어가고 있는 순수를 조명했다.

과연 이 영화들이 많은 관객과 만나 소통할 수 있을까?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경계도시2'는 서울 7개관에서 시작했지만 첫 주말 매진행진을 기록해 인천,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지역극장으로 확대 개봉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상의 반응도 뜨겁다.

'작은 연못'은 '워낭소리' 제작자 고영재PD가 배급을 맡아 더 많은 관객을 만나도록 노력 중이다. '작은 연못'에 출연한 문성근은 "이런 영화들은 나와 의견이 다른 남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준다"면서 "반성이 아닌 자성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많은 관객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 관객들과 만나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을지, 관객들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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