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년아 꼭 살아라. 니가 살아야 나도 사는거다. 언년아 잘 살아라. 너의 그 사람 그리고 너의 그 아들과 ..오랜시간이 흘러 우리 다시 만날때 어찌 살았는지 얘기해주렴. 나의 언년아. 나의 사랑아."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추노'(극본 천성일, 연출 곽정환)가 대길의 죽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은 대길(장혁 분)과 송태하(오지호 분) 그리고 언년(이다해 분)의 엇갈린 운명이 그려졌다. 대길은 언년과 송태하를 위해 황철웅(이종혁 분) 패거리와 싸우다 에게 죽임을 당했고. 송태하와 언년은 대길의 죽음으로 생명을 건졌다.
"운명처럼 센 것은 없다고 합니다"는 언년이의 말은 대길의 슬픈 운명을 암시했다. "세상도 잊고 언년이도 잊고 따라와. 산적질하며 살자"는 '짝귀'의 말을 뿌리치며 "내 갈 길은 가야지"라는 대길. 대길은 청나라도 떠나는 언년이의 마지막 가는 배웅하기 위해 동행했다.
두 사람은 이 동행 길에서 그간 마음에 담아 두었던 깊은 마음을 역설적으로 풀어냈다. "나는 니가 그리워서 찾아 헤멘게 아니다. 그저 도망 노비 찾아서 다닌 것이다"는 대길의 말에 언년은 "알고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이들이 나눈 역설적인 이별 대화는 "언년이 너를 보기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대길의 속내도, "도련님 살아계신 것만으로 너무 행복합니다"는 언년의 속내도 모두 담아냈다.
이 동행 길에서 대길은 언년과 죽음으로 이별했다. "이 지랄 같은 세상, 바꾼다잖아", "언년아 꼭 살아라 니가 살아야 나도 사는거다"는 대길의 외침은 헛되지 않았다.
"언년아 잘 살아라. 너의 그 사람 그리고 너의 그 아들과 ..오랜시간이 흘러 우리 다시 만날때 어찌 살았는지 얘기해주렴. 나의 언년아. 나의 사랑아"라는 고백도.
결국 대길은 자신이 사랑하는 언년이 아닌, 자신을 뒤따라 온 자신을 사랑하는 설화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았다.
'추노'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선보인 마지막 회와 다른 형식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주인공 3명에만 제한되지 않았듯 결론도 그랬다. 각인물별로 별개의 엔딩신이 존재했다.
"노비가 있었다고 세상에 꼭 알리고 죽으마. 그렇게 되면 개죽음은 아니나니"라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업복(공형진 분)은 임금이 살고 있는 성을 찾아간다. 명사수답게 업복은 '그분'과 좌의정을 차례로 처리했다. 이후 몰려든 수많은 군사에 업복은 결국 포위됐고 성문은 굳게 닫혔다.
또한 이날은 그동안과 다른 엔딩 타이틀은 시청자에게 강한 여운을 심어줬다. "저 태양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 우리의 것이야. 한 번도 가져볼 수 없었잖아"라는 노비들의 대화는 시청자들의 허를 찔렀다.
'추노'는 민초사극의 시대를 열며 사극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 외에도 주인공에게만 제한된 극의 흐름이 아닌 등장인물 모두를 부각시키는 스토리 전개로 드라마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 업계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결말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추노'는 도망하는 노비와 이를 쫓는 노비사냥꾼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로 첫 방송에서부터 시청자를 흡입했으며, 30%대를 오르내리며 인기를 모았다.
한편 '추노' 후속으로 문근영 서우 택연 천정명 주연 새 수목미니시리즈 '신데렐라 언니'가 31일 첫 전파를 탄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백호(데니안) 윤지(윤지민) 한섬(조진웅) 천지호(성동일) 사기꾼(윤기원) 끝봉이(조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