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이 지난5일 LG트윈스 홈페이지 게시판 '쌍둥이마당'에 올린글 화면캡쳐
'이상훈입니다. 이 글을 단장이하 구단에 바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LG측이 그에게 복귀를 요청했다가 말을 뒤바꾸고 사과도 하지않는 무책임한 처사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 이상훈은 "작년7월말쯤 LG 이영환 단장에게서 연락이 와 점심식사를 겸해 2~3시간씩 만난 자리에서 LG로 복귀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LG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LG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겠지만 성적을 떠나 이상훈이라는 사람을 끌어들여 다시 LG다운 팀을 만들고 싶다. 도와달라! 지도자에 대한 생각은 없느냐'고 이 단장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상훈은 "마음속으로 복귀를 결정하고 밴드'왓'의 3집 앨범작업을 일시 중단하는 등 진행되던 모든 활동을 정리했다"며 "당시 LG는 최악의 시즌으로 언론의 관심에 올라있었기에 구단에 대한 예의상 그날 만남에 대한 말을 아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이 단장이 말을 바꾸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것. 이상훈은 "패닉상태로 집에서 나오면 오갈 데가 없어서 연습실에서 저녁 늦게까지 산송장처럼 앉아만 있다가 집에 들어와 자는 생활이 수십일 이어졌다"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시간과 정신적, 금전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상태였다"고 당시의 막막한 심정을 털어놨다.
또 "그 일들이 언론에 알려지자 LG측은 이상훈이 거절했다고 핑계를 댔다"며 "어이가 없어 구단 사무실이라도 들어가 한바탕하고 싶었으나 참았다"고 그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그 와중에 '러브페스티벌'이라는 LG행사에 섭외가 들어와 알아보니 이 단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며 "날 3번 죽였다"고 표현했다.
그는 "공식사과를 요청했으나 알아서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히며 "아무런 해결책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가떨어질 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뭔가 착각을 하고있다. 두고보자"고 전의를 드러냈다.
글의 말미에 "LG선후배와 팬들에게는 죄송하다"고 밝힌 그는 "LG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 글을 올리는 글이니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여러 가지로 노력해 보았지만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며 장문의 글을 맺었다.
이상훈은 1993년 데뷔해 2004년 시즌중반 은퇴하기까지 LG 유니폼을 7년 동안 입었으며 '주니치 드래곤즈'와 '보스턴 레드삭스'등 해외리그에서도 뛰었던 투수다.
데뷔 2년차인 1994년 LG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1995년에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2번째 20승 투수가 됐다. 1997년에는 구원투수부문 신기록을 달성한 명실상부한 LG의 에이스였다.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LG팬들은 '쌍둥이마당' 게시판에 항의의 글을 올리며LG에 "공식적으로 이상훈 선수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LG는 봉중근 선수의 아내가 지난4일 봉 선수의 미니홈피에 박종훈 감독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이는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