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2'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차승원
4월 극장가 최대 빅매치 '아이언맨2'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대결이 성큼 다가왔다. 액션 블록버스터 '아이언맨2'는 2008년 4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던 '아이언맨'의 속편.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한국의 그래픽 노블'로 손꼽히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박흥용 화백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했다. 두 작품 모두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기대작이다.
오는 29일 동시에 개봉하는 충무로와 할리우드 기대작의 양보없는 흥행 전쟁에서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각기 내세운 매력적인 중년 주인공. 자타공인 할리우드의 대표 미중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대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임을 믿을 수 없는 1세대 모델 출신 배우 차승원의 '미중년' 대결이 볼만하다.
20대 꽃미남 배우들이 각광받고 10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지만, 이들 '꽃중년'들의 저력과 카리스마는 여전히 돋보인다. 중후한 남성미의 대결은 보호본능 자극하는 여린 꽃미남들의 '살인미소' 대결과는 격이 다르다.
1965년생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28세에 찍은 '채플린'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재능있는 배우로 이름을 날렸으나 약물중독과 방탕한 생활로 치료소와 교도소를 수차례 오갔던 '할리우드의 악동'. 마블코믹스의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아이언맨'은 그의 완벽한 부활과 갱생을 알린 작품이 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재력과 대담성, 유머감각과 멋진 외모를 모두 갖춘 매력적인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을 맡아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과시했다. '미중년'이라 불리기에 모자람 없는 탄탄한 몸과 세련된 '옷발', 장난기 어린 미소. 여기에 카리스마와 액션이 더해지면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단번에 국내에서 인기 할리우드 배우 반열에 올랐다. '아이언맨2'에서도 '토니 스타크'의 매력이 여전하다는 소문이다.
1970년생인 차승원은 1988년부터 모델 생활을 시작한, 국내 모델 출신 배우 1세대다. 훤칠한 키, 우월한 비율과 근육질 몸매, 여기에 선 굵은 남성적 외모까지 더해져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배우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부터 연상의 아내와 일찌감치 결혼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인기행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정도다.
유쾌한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며 믿음직한 배우로 입지를 굳힌 차승원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임진왜란 직전 혼돈의 시대를 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서얼 출신 반란자 이몽학으로 분했다. 한복 입은 차승원을 보는 것은 2005년 '혈의 누' 이후 이번이 두번째. 어두컴컴한 관복을 걸쳤던 차승원은 이번엔 갓을 쓰고 하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예사롭지 않은 자태를 뽐낸다. 웃음기를 싹 거둔 차승원의 카리스마를 감상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