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프' 김소연, 제 몸에 꼭 맞는 옷 입었다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10.04.16 10:18


머리가 한쪽으로 삐죽이 뻗쳐서 하루종일 신경쓰이는 일. 새 신발 신은 날, 뒤꿈치가 까져서 절뚝거리며 걷던 일. 겨울 동안 살쪄서 오랜만에 꺼내 입은 봄옷이 불편했던 일.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일 다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런 날 어떤가? 양푼에 식은 밥 비벼먹는 한이 있더라도 근사한 약속, 좋은 공연 등등 모두 취소하고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그러면서 다짐한다. ‘휴~ 다음엔 아무리 예뻐도 꼭 편한 옷 입고 나와야지’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왔나보다. 어떤 일을 할 때 너무나 잘 되면, ‘마치 제 옷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잘 맞아서 잘되고 있다’라고.

최근에 ‘검사 프린세스’의 주인공, 김소연을 보면서 이 말에 100% 공감하게 된다.


‘검사 프린세스’는 ‘신데렐라 언니’와 ‘개인의 취향’과 함께 수목극 3파전에 붙었다. 세 드라마 모두 쟁쟁한 출연자들에, 히트작 많은 제작진이 만들어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폭발적이다. 그리고 각 드라마의 주인공들 역시 기존의 이미지를 벗은 연기 변신 때문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눈에 확 띄는 인물이 김소연이다.

기존의 그녀는 어떤 이미지였나? 나이에 비해 성숙한 분위기의 외모와 도시적이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늘 조용하고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들만 맡았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아이리스’에서 말없고 차가운 여전사이지 않았나?


그런 그녀가 ‘검사 프린세스’에서 180도 확 변신했다. 철없고, 생각없고, 어눌한 말투에, 온갖 실수를 하는 칠렐레팔렐레(?)한 캐릭터로 말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딱이다, 싶을 정도로 그 역할과 어울린다. 그리고 아주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담, 어쩜 그렇게 천방지축 된장녀, 공주 검사 역할에 딱 어울릴까? ‘연기력’이 좋아서? 물론이다. 배우의 기본은 ‘연기’니까. 그런데, 여기에 플러스알파 요인은 실제 김소연의 성격이 ‘검사 프린세스’의 캐릭터랑 거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마치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 역할과 실제 성격이 똑같다, 이 말이다.

몇 년 전 모 토크쇼의 게스트로 나왔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제작진들은 그녀를 섭외하면서 ‘보여지는 이미지’처럼 조용하고, 진지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예쁜 여배우니까, 예쁘게 얘기하면 그 날 녹화에 빛이 나겠다,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대기실에 나타난 그녀는 제작진의 예상을 모두 뒤엎었다. 그 날 녹화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데, 오마나, 이게 웬걸? 무슨 얘기만 하면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박장대소하는 게 아닌가. 거기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도 모두 엉뚱한 경험들이었고, 녹화가 시작됐을 때도 공주처럼 조신하게 앉아있는 게 아니라, 다른 게스트들의 얘기에 쉬지 않고 웃으며 반응하니... 제작진들 모두 그 의외의 모습에 놀랐다. 그리고, 그 동안의 이미지들은 모두 역할 때문이고, 실제로는 아주 ‘사랑스럽다’라는 것에 제작진들 모두 동의했다.

그녀의 발랄한 실제 성격은 개인적으로 한 번만 만나보면 알 수 있다. 얼마 전 ‘승승장구’ 토크쇼에 나왔을 때 그녀 모습, 혹시 보셨는가? 그 때에도 엉뚱, 발랄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승승장구’ 프로그램 작가 역시 이 의견에 동의했다. 거기에 이런 얘기까지 덧붙였다. 녹화 전 그녀와 사전 인터뷰가 있어서 만난 후, 자신이 지금까지 만난 수많은 연예인 중 ‘김소연처럼 순.진.한. 사람은 처음 봤다’라나?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인터뷰하면서 어떤 얘기를 할 때마다 ‘어머~ 저 이거 잘 말하고 있어요? 저... 재미있는 걸까요? 제가 잘못해서 프로그램 망치면 어떡하죠?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등등... 쉬지 않고 검사(?)를 받더란다. 신인도 아니고, 데뷔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되가는 베테랑 여배우가 말이다. 그런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나?

이 모습을 ‘검사 프린세스’의 PD와 작가도 캐치했다. 김소연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그녀가 얼마 전 ‘승승장구’ 토크쇼에 나왔을 때 모습을 PD, 작가가 보고, ‘연기’를 하지 말고, 실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라고 요구했다니 말이다. 원래는 ‘단순히 싸가지(?) 없고, 철딱서니 없는 막무가내’ 캐릭터였는데 실제 모습을 보고 ‘사랑스러움’을 더 강조하게 됐단다.

현재 수목극 3파전에선 시청률로는 약간 밀린다. 하지만, 싸움은 끝까지 해봐야 아는 법! 그녀의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더욱 더 빛을 발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물 만난 고기처럼, 제 몸에 꼭 맞는 옷 입은 사람처럼’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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