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삼총사가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공식부문에 나란히 초청됐다.
15일 칸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창동 감독의 '시',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역시 공식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대됐다.
한국영화 3편이 세계 최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 공식 부문에 모두 이름을 올린 것. 특히 경쟁부문에 한국영화 2편이 함께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영화 2편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동반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4년 '올드보이'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2007년 '밀양'과 '숨'이 경쟁부문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 칸영화제가 한국영화를 이처럼 배려한 것은 그만큼 한국영화 위상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발표된 경쟁부문에는 13개 국가에서 16편이 초청됐다.
그 중 아시아 영화는 '시'와 '하녀'를 포함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등본'(이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전생을 기억하는 부미 아저씨'(태국), 기타노 다케시의 '아웃레이지'(일본) 등 5편이다. 프랑스와 영국,독일 등 유럽 영화를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경쟁부문에 2편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우디 앨런과 올리버 스톤 같은 거장조차 올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고려하면 한국영화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2003년과 2006년, 200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7년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는 변방에서 당당히 세계 영화 주류로 인정받았다.
올해 3편의 영화는 모두 공식부문에 초청될 만한 자격을 갖췄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이 2000년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과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 여우주연상을 안긴데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창동 감독은 5편 연출작 중 3편이 칸에 초청됐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안을지 주목된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고 김기영 감독의 60년대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원작인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2008년 칸영화제 클래식 부문에 상영된 터라 경쟁부문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상수 감독은 2005년 '그 때 그 사람들'이 감독주간에 초청된 데 이어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은 이래 '오! 수정'이 주목할만한 시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이 경쟁,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주간 등 모두 5차례 초청받았다. 올해 '하하하'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 총 6차례 초청돼 역대 한국감독 최다 초청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영화는 15일 발표된 공식 부문 뿐 아니라 추후 발표될 비공식 부문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제작편수가 줄고 흥행 1위마저 할리우드에 내준 요즘 한국영화계로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예술성 짙은 영화와 대중영화가 동시에 사랑받는 풍토가 생길지, '시' '하녀' '하하하' 등 칸에 초청된 영화들은 모두 5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