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아나 "9시뉴스보다 '1박2일' 택하겠다"②

문완식 기자  |  2010.04.29 14:30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인터뷰①에서 계속>

"예능, 아직 너무 배고파 아사(餓死)직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현무 아나운서이지만, 그는 스스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느끼고 있다.

"히딩크는 승리에 배고프다고 했죠. 저는 예능에 아직 너무나 배고파요. 너무요. 아사(餓死, 굶어죽음)직전이라고 할까요. 역량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요즘 들어 조바심이 많이 듭니다. 평소에 방송 모니터를 많이 하는데 저는 예능을 머리 아프게 봐요. 예능프로그램에서 다른 출연자들이 상황에 맞게 재치 있게 방송하는 걸 보면 조급해져요. '난 왜 저런 걸 생각 못했지' 이러면서 자책하고는 합니다."


'예능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전현무 아나운서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로 성대모사와 개인기를 들었다. 남다른 고민이 엿보였다.

"예능프로그램에 나가기 전 기본적으로 준비할 게 성대모사와 개인깁니다. 현장에 나올 게스트들을 미리 분석해요. 녹화할 때 게스트 성대모사를 하면 분위기가 한껏 살거든요. 정 없으면 신문선씨 성대모사를 해요. '골이에요, 골'은 너무 식상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요. 신문선을 하더라고 화장실에 있는 신문선처럼 좀 색다른 걸로 하죠.


다음에 준비하는 게 개인적인 에피소드에요. 누구나 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잖아요. 이런 걸 미리 미리 정리해두는 거죠. 그렇다고 일부러 사고를 치지는 않아요(웃음). 지금도 방송에서 말할 수 있는 개인 적 에피소드가 책 1권 분량은 있아요. 개미가 먹이를 모아놓은 것과 똑같은 이치죠. 그럴 때면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톱스타들과 에피소드가 있으면 좋죠."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유재석의 완급조절과 배려는 정말 닮고 싶어"

전현무 아나운서는 "유재석씨를 정말 닮고 싶다"며 "유재석씨는 인간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완급조절'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저는 아직 완급조절이 안돼요. '스타골든벨' 녹화 전에 기획사 실장들이 소속배우가 잘 못하니 '밉상질문'때 잘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부탁을 받았다고 해서 제가 아직 누구를 챙겨줄 입장은 못돼요."

그는 유재석의 장점으로 '게스트에 대한 배려'도 들었다.

"쉽게 예를 들면 유재석씨는 게스트에 따라 안경을 벗거나 박수를 치거나하죠. 게스트들이 '핫'하지 않으면 안경을 벗어서 자신을 이용해 웃기는 걸로 분위기를 띄우죠. 반대로 게스트들이 재밌으면 박수를 쳐요. 개그 욕심을 안내는 겁니다. 이런 점은 너무 닮고 싶어요."

전현무 아나운서는 최근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다가 "쉬는 날 뭐하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웃겨야 된다'는 생각에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친 것. 다행히 유재석의 '배려'로 통편집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편하게 하면 되는 데 웃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나온 게 '난 말이여'였죠. 그 냥 놔뒀으면 통편집 됐을 텐데 유재석씨가 '달려라 하니 이후 난 말이여를 처음 듣는다'고 짚어줘서 분위기가 살았어요. 그런 유재석씨의 능력에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밉상'은 휴머니즘, 결국 바보가 되는 건 나"

이쯤에서 '밉상'으로 돌아가 보자. '스타골든벨'의 '밉상질문'코너는 그를 띄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밉상'이미지는 때로는 그를 곤란하게 할 때도 있다. 그는 "'밉상'은 휴머니즘"이라고 자신했다.

"'밉상'은 상대방에 대한 휴머니즘이에요. '개그콘서트'의 왕비호와 비슷하죠. 나 하나 희생해서 상대방을 살려주는 겁니다. 결국 내가 '밉상질문'을 한 연예인이 부각되고 바보는 제가 되는 거잖아요."

그는 "'공격형MC'가 되고 싶지는 않다"며 "전현무하면 밉상, 공격, 막말을 떠올리시는데 이게 궁극적 지향점은 아니다. 지금의 밉상 이미지는 시청자들에게 인식되고 싶은 마음에서 일부러 드러내는 일종의 과정일 뿐 목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밉상'이미지를 계속해 갖고 가고 싶다"면서 "물론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 '스타골든벨'PD가 '또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더라고요. 기존 '밉상'캐릭터에서 발전하거나 아예 다른 이미지를 찾을지도 모르겠어요.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9시뉴스와 '1박2일'중 택하라면? 망설임 없이'1박2일'"

'밉상질문'에는 못 미치지만 아나운서로서 예능인을 꿈꾸는 그에게 아나운서의 꿈이랄 수 있는 9시뉴스와 예능인의 꿈인 '1박2일' 둘 모두에서 '메인'제의가 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답은 바로 나왔다.

"9시뉴스와 '1박2일' 중 택하라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1박2일'을 택하겠습니다. 9시뉴스가 싫어서가 아니에요. 9시뉴스 같은 포맷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들은 많습니다. 제가 할 수 있고 제가 꿈꾸는 것은 메인뉴스 진행보다는 최고의 예능프로그램 MC입니다. 20년이 지난 후에도 어떤 위치에서든 예능을 하고 싶어요. 1인자든 2인자든 말이에요."

전현무 아나운서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밉상질문'으로 상처 받았을 이들에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정말 방송을 위해 그랬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대기실에서 아는 척을 하면 화들짝 놀라는 분들이 있어요.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분들도 있고요. 진짜 싫어하는 게스트였으면 '밉상질문' 안했을 겁니다. 노여워 하지마시고 대기실에서 보시면 웃어주세요.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마세요. 하하하. 끝!"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현무 KBS 아나운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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