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독중계, 울릉도에선 월드컵 보지말라?"

문완식 기자  |  2010.05.04 18:15


2010 남아공월드컵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단독중계를 강행하려는 SBS와 공동중계를 요구하는 KBS, MBC간 타협의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23일 SBS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권고를 통해 방송3사가 협상을 통한 합의를 도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KBS 등은 방통위에 세부적인 협상안을 제출한 상태다.

남아공 월드컵 전 경기 단독중계를 하려던 SBS는 현재, 한 발 물러난 상태다. SBS는 하지만 KBS, MBC 등에 공동중계 여지를 주면서도 한국, 북한, 일본, 호주 전과 개막전, 결승전에 대해서는 단독 중계하겠다는 입장이다.


◆SBS, 韓·北 등 주요경기 "양보불가" vs KBS, "전국민이 한국戰 볼 수 있어야"

수치상으로는 전체 64경기 중 14경기지만 사실상 SBS가 관심경기 전체를 '싹쓸이'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KBS측은 국가기간공영방송으로서 한국 전 만큼은 공동 중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BS 강선규 홍보팀장은 "KBS는 호주와 일본의 경기는 SBS가 단독중계를 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국가기간공영방송인 KBS가 한국전을 중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KBS, "공동중계, 동시중계 의미 아냐..한국전 3경기 순차중계하자"

KBS가 현재 SBS에 요구하는 '공동중계'는 방송3사가 똑같은 경기를 동시에 내보내는 '동시중계'가 아닌 '순차중계'로, 한국전 예선 3경기와 북한전 예선 3경기 등 총 6경기를 방송3사가 돌아가면서 중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에 대해 SBS는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팀장은 "SBS가 과연 보편적 시청권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의문시 된다"며 "SBS가 주장하는 '가시청률 90% 이상'은 지상파와 케이블 그리고 IPTV 등을 합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케이블과 IPTV는 유료서비스라 엄밀한 의미에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송신소, 중계소 시설 기준으로 SBS의 가시청률은 67%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KBS는 98%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로 SBS 등 지역민방 송신소가 없는 울릉도는 돈 안내면 월드컵 한국전 경기를 보지 말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SBS 단독중계 강행시 울릉도에서는 한국戰 못 볼 수도"

또 하나 방송3사간 월드컵 공동중계를 힘들게 하는 문제는 '돈'문제다.

SBS는 이번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 총 720여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와 MBC 등은 공동중계를 위해 720여억 원에 SBS가 지출한 수수료나 이자비용 등을 포함, 총 800여억 원을 3등분 하자는 입장이지만 SBS는 이를 거부했다.

SBS는 대신 중계권 가치상승분과 3사 공동중계시 SBS의 손실분을 계산, 중계권을 1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KBS와 MBC가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KBS는 공동중계를 위해 개막 전까지 SBS와 최대한 협상한다는 방침"이라며 "SBS가 협상결렬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협상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법적 소송 등에 대해서는 차후에 검토하겠다고 강 팀장은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주 월드컵 공동중계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SBS가 방통위 권고를 무시하고 단독중계를 강행한다고 해도 뚜렷한 제재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과징금이 중계권료의 5%인 35억 원이라 SBS가 단독중계를 통해 벌어들이게 될 광고수주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

과연 울릉도에서도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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