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
그렇게 25년이 흘렀다. 가수 이승철, 그가 2010년 어느덧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6월5일 무려 5만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주경기장 공연에 나선다.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그곳에 이승철이 선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는 지났지만 여전히 최정상의 자리에서, 꿈의 무대에 서게 된 이승철에게 지난 25년은 어땠을까.
"그냥 꿈을 꾼 것 같다. 사실 사람이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며 살지는 않지 않나. 25년이 지났고, 사람들이 어땠냐고 물으면 그냥 꿈꾸듯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 아내에게도 얘기하는 게 어떻게 내 나이에 아직도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냐는 거다. 구름 위를 걷듯 팬들의 사랑 덕에 꿈꾸듯 무대에 섰다.(미소)"
호시절(好時節)의 꿈처럼 그의 가수생활 25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점철됐다. 오롯이 노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몇 년 전이었을까. 노래 '소리쳐'에 대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표절 논란에 적극 대응하긴 했지만 내가 아끼는 팬들에게 음악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음악을 포기하고 싶었다. 어떤 시련이 와도 견딜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고 제일 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그런 대접을 받는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는 듯 이승철의 표정에 당시의 고뇌가 읽혀졌다. 오로지 음악 하나 바라보고 달려온 세월인데 그 공든 탑이 한 순간 무너지는 기분은 아니었을까.
다행히 이승철은 마음을 다잡았고 보다 완성도 높고 대중성을 겸비한 곡으로 다시금 정상에 올랐다. 그 나이쯤 되면 무대 한켠으로 물러나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이승철은 가요계 중심에 서 있다.
덕분에 최근 발매된 그의 25주년 기념음반에는 평소 이승철을 롤 모델로 삼았던 후배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타이거JK, 김범수, 아이비, 김태우, 소녀시대, 박진영, 앙리 등 쟁쟁한 후배들이 선배가수의 25주년을 축하했다.
그뿐인가. 피아니스트 김정원 교수의 연주로 클래시컬하게 다시 태어난 '마지막 콘서트'는 이승철 명곡의 재해석에 대해 화룡점정을 찍었다.
"매번 무대에 설 때마다 그리고 공연을 할 때마다 가수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노래는 내게 천직이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무대에서 살고 싶다."
이승철은 말했다. "은퇴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그 계급장은 이승철이 아닌 팬들만이 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