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화산재-정치 갈등 속 12일 개막①

전형화 기자  |  2010.05.11 07:00


세계적인 영화 축제인 제63회 칸국제영화제가 화산재와 정치적인 논쟁으로 우려 속에 12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다.

63회 칸국제영화제가 이날 오후 8시 개막작 '로빈후드' 상영을 시작으로 23일까지 영화 축제를 시작한다. '로빈후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가 '글래디에이터' 이후 10년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


러셀 크로와 케이트 블란쳇, 오스카 아이삭 등과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가 레드카펫의 첫 주인공으로 영광을 안는다.

칸영화제는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과 베니스가 주춤한 사이 해가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해 전 세계 영화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올해 칸영화제는 혼란과 우려 속에 시작돼 영화제 내내 논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유럽 남부로 확산되면서 항공기 운항이 줄줄이 중단돼 주요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칸의 관문인 니스공항이 잇단 운항 중단조치를 내리면서 최악의 경우 해외 영화 관계자들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칸영화제는 최근 폭풍이 해변을 덮쳐 구조물들이 부셔지는 등 혼란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산재 여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인 갈등은 영화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출품된 '드라퀼라'가 이탈리아를 모독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드라퀼라'는 지난해 4월 라퀼라를 강타한 지진 참사 후 현지에서 진행된 지진복구 과정을 다뤘다. '드라큘라'와 '라퀼라'를 합성해 제목을 정한 만큼 각종 비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이에 대해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탈리아 영화 '라 노스트라 비타' 다니엘레 루체티 감독은 "예술의 자유를 부끄러워하는 이탈리아 정부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비난했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라시드 부샤렙 감독의 '아웃사이드 오브 로우'는 프랑스 언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 영화는 프랑스 군이 1945년 알제리인 8000명을 학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리베라시옹 등 현지 언론은 '아웃사이드 오브 로우'에 대해 역사를 왜곡했다며 강하게 비판, 영화제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위선의 태양2' 역시 정치적인 논쟁에 휘말렸다. 현지 언론은 '위선의 태양2'가 "스탈린에 대한 찬양"이라며 "경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칸영화제에 필수적인 덕목 중 하나다. 다만 베를린영화제가 정치적인 영화를 선호했던 것과 달리 그동안 예술영화에 초점을 맞췄던 칸영화제가 올해 이 영화들을 택한 것 자체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올해 칸영화제는 과거에 트로피를 안겼던 노장과 중견 감독들, 그리고 처음으로 초청된 신진 감독들을 적절히 안배했다. 아시아영화에 대한 안배도 눈에 띈다. 경쟁부문 18편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6편이 아시아 영화다. 한국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경쟁부문에 2편이 초청된 나라는 프랑스와 한국뿐이다.

'시'와 '하녀'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비롯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기타노 다케시 등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한다.

한국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얼어 붙은 땅'도 학생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됐다.

주목할만한 시선에는 올해 102세인 프로투칼 마누엘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안젤리카'의 누벨바그의 기수 장뤽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이 초청돼 시네필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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