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임상수 "막장&노출? 뭘 더 원하는 거야"(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10.05.12 06:37
 임상수 감독 ⓒ 유동일 기자 eddie@ 임상수 감독 ⓒ 유동일 기자 eddie@


명품 막장? 임상수 감독은 영화 '하녀'를 명품 막장이라 소개한다. '하녀'는 김기영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전도연과 임상수 감독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왜 임상수 감독은 있어보이게 포장할 수 있는 영화를 명품 막장이라고 했을까?


임상수 감독은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막장은 쉬운 이야기라는 뜻이다. 쉬운 이야기를 말하니까 막장에 몰렸다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닐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갈등이고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하녀'는 이 볼거리가 고심 끝에 나온 임상수 표 명품이라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2010 '하녀' 계급 갈등 아닌 인간 고결함 그렸다


임상수 감독 버전의 '하녀'는 원작과 전혀 다른 작품이다. 원작 '하녀'가 하녀와 주인집과의 갈등에 의한 중산층의 붕괴를 그렸다면, 이번 '하녀'는 계급간의 갈등보다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찰을 한다. 원작의 하녀가 공장에서 일했다면 이번에는 유아교육과를 중퇴하고 자신의 아파트까지 있는 부유한 하녀다. 임상수 감독은 인간의 고결함이 무엇인지 그리고 싶었다고.

"1960년대는 근대화의 모습 속에 신분 상승을 담은 거고, 2010년에는 신분상승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 하지 않나. 이 영화를 통해서는 사람들이 더 교양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자신만의 고결함을 잊고 살까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이에 임상수 감독은 영화 초반에는 전도연 서우의 베드신을, 후반부에는 갈등을 고조시키는 구조를 썼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전도연의 수위 높은 노출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전도연의 말을 빌리자면 시각적으로 자극하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은이(전도연 분)와 해라(서우 분)의 베드신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이지 눈요기에 지나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출 수위? 뭘 더 원하는 거야

임상수 감독에게 노출 수위에 대한 부분을 묻자 특유의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의 뭘 더 원하는 것이냐는 대사가 있다"며 "실제 섹스를 하는 영상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 않나. 임상수와 전도연이 만든 베드신에서는 그런 동영상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봐 달라"고 응수했다.


임상수 감독은 이것들이 모두 관객 동원을 노리는 노림수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흥행을 하려면 에로틱해야 하고 슬퍼야 한다. 그래서 여주인공 은이를 안쓰럽게 설정했고 초반부 에로틱한 것을 넣었을 뿐이다" 이 같은 임상수 감독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하녀'는 5월 개봉작 중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항하는 영화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임상수 감독 ⓒ 유동일 기자 eddie@ 임상수 감독 ⓒ 유동일 기자 eddie@


결국 이 같이 완성된 영화는 관객들에게 불편할 수 도 있고 새로울 수도 있다. 그것은 임상수 감독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그때 그사람들' '바람난 가족' 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임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부자들을 풍자하고 조롱했다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임 감독 스스로는 사실적으로 표현했는데 관객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 오해를 풀 수 있는 인물이 윤여정이 연기한 병식이다. 그녀는 구세대 하녀를 대변하는 인물로 원작 하녀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새로운 하녀와 가족들의 갈등 가운데 병식의 모습은 정체성 없이 방황하고 있는 현실 속 우리가 투영돼 있다. 또 해라의 딸을 통해 보여 지는 은이의 본심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칸영화제? 마틴 스콜세지의 관람 기대

마지막으로 임상수 감독은 '하녀'가 영화제 진출을 노리고 만들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누군가는 한국적 색깔을 뺀 게 아니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외국의 부자든 한국의 부자든 모두 비슷하게 산다. 저는 이 영화의 장점이 한국의 이야기를 찍었지만 세계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야심 있는 감독인데, 저 더 큰 뜻 가지고 찍어요."

임상수 감독은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의 조우를 기대한다. 앞서 칸영화제에서 소개됐던 '하녀'의 복원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주도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칸을 방문한다. 그가 원작 '하녀'도 봤었고 제 작푼인 '그때 그사람들'과 '바람난 가족'도 본 적이 있다. 시간과 여력이 되면 방문해주기 바란다. 만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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