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대장 "높은 산 왜 오르냐고요?"

문완식 기자  |  2010.05.12 19:43
오은선 대장 ⓒ홍봉진 기자 오은선 대장 ⓒ홍봉진 기자


여성 산악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 대장(44, 블랙야크)이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에 여전히 의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은선 대장은 12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1TV '오은선과 KBS, 히말라야를 품고 돌아오다'직후 기자회견에서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저도 답답하다, 왜 가는지 모르고 가니"라며 "연구해 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철녀 오은선'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철녀라는 이미지는 2004년 에베레스트 단독 등정 후 받은 이미지"라며 "그 때 당시에는 철녀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럽고 외모만 갖고 하는 줄 알았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외모만 보고 한 것이 아니라 제 내면의 힘을 보고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은선 대장은 "이번 안나푸르나 등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나"라고 묻자 "역시 등반의 마무리는 살아 돌아오는 것이지만, 등반 과정에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며 "날씨가 나빠 이걸 과연 해야 되나하고 생각하면서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폴란드 여성산악인 긴가가 제 옆을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너무나 느리고 저 속도로 어떻게 정상까지 가나 생각했을 때 '아, 나는 저 정도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 저 정도로 가자'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 대장은 이날 이번 등반을 함께한 KBS 방송단에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한 번도 이 방송이 실패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저는 오로지 등반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신 KBS 방송단 모든 분들께 감동 받았다. 이 감동 제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하고 가겠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오은선 대장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등정을 시작, 장장 13시간에 이르는 인고의 등정 끝에 안나푸르나(8091m) 정상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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