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녀', 거침없는 순위에 캐릭터까지 하이킥

[케이블 인기프로그램 열전①]

김겨울 기자  |  2010.05.13 11:59


가십, 폭로, 스캔들, 성형수술까지 거침없다.

케이블 채널 Q채널 '순위 정하는 여자'(이하 '순정녀')는 매번 연예인들의 사생활 토크로 가득하다. 매 주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순정녀'에 참석한 10명의 싱글 여자 스타들의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이다.


주제는 대부분 20·30대 여성들이 겪을 법한 일 중에서도 '독한' 질문이다. 예를 들면 '내 애인 소개해주면 뺏어갈 것 같은 순위', '주제파악 못할 것 같은 사람', '내 딸로 삼고 싶은 않은 사람' 등이다.

스타들은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순위를 매기며, 이유를 말한다. 이때 당사자들은 발끈하기 마련인데. 김정민이 이인혜를 '결혼하면 1년 안에 이혼할 것 같은 여자'의 상위권에 랭크하고, "남자한테 잘 못해줄 것 같다"라고 평하는 식이다.


이인혜는 "내가 왜?"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응하고 변명하려하지만, 김정민은 "그냥 그럴 것 같다"라는 말로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이게 '순정녀'의 묘미다.

SBS '강심장'처럼 오해에 대해 구태의연한 변명을 늘어놓거나, 눈물의 고백도 없다. MBC '세바퀴'처럼 오해에 대해 따지고 붙고 논쟁을 하지도 않는다. KBS2TV '미녀들의 수다'처럼 혹시나 오해가 큰 화를 야기할까 노심초사 할 필요도 없다.


이 방송의 재미는 '오해'에 대해 그저 '수긍'하고 순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백보람이 '외모 컴플렉스가 심할 것 같은 사람'으로 양미라를 상위권에 랭크하고, "TV에서 보면 좀 특이하게 생겼더라"고 말해도 양미라가 왈가왈부 따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으레 새 게스트가 나오면 하는 '뽐내기'도 없다. 춤 잘 추는 연예인이 나왔다고 춤을 시키지도 않고, 잘 춰도 본전이다. 칭찬도 없고, 박수도 없다. 그냥 여자게스트들의 시기어린 질투와 째려봄 뿐이다.


섹시 가수 성은이 섹시한 의상을 입고 몸매 자랑이라도 할라 치면, "키가 작은 것 같다"며 비난당하기 일쑤다. 성은은 "키는 165cm"라고 말하자, 반응은 더 세진다. 결국 성은은 "키가 163cm"라고 자백했다. 하지만 '맏언니' 현영이 "160cm 정도다. 그게 정확할 것"이라며 단방에 정리해버리는 식이다.

이처럼 물고 뜯기는 토크쇼가 '다소 격해 보이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수다스럽고 전쟁터 같은 분위기가 지루할 수 있는 여자들의 수다를 긴장감 넘치게 만든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이미지만 보고 순위를 매기고, 평가하는 포맷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누구는 어떨 것이다', '누구는 이랬을 것이다'라는 이미지 평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 덕에 캐릭터 토크쇼로써 일찍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거기에 간간히 연예인들의 화제를 모으는 발언은 또 어떤 폭탄 발언이 등장할 지 기대를 모은다. MC 이휘재의 열애 사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현재 '순정녀'는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 25세부터 44세까지 남녀 수도권 시청점유율이 8%대로 동시간대 케이블 100개 채널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은 거침없는 순위로 매겨진 캐릭터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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