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홍봉진기자
배우 이범수가 14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오는 22일 결혼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범수는 30여 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결혼을 앞둔 새 신랑으로서 부푼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예비신부 이윤진씨에 대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며, 결혼하게 된 계기, 준비하는 과정, 2세 계획, 화제를 모았던 직접 그린 청첩장에 얽힌 일화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다음은 이범수와 나눈 일문일답.
-예비 신부 자랑을 해달라.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겠다. 괜찮은 사람이다. 처음에는 한없이 재밌고 유쾌하기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끊고 맺는 게 있고 강인함 혹은 딱딱함 등이 만나기 전에 몰랐는데 겪고 보니 그런 게 있다. 그 단계가 지나고 보니 그 나름대로의 순수함이나 인간미가 좋게 본 것 같다
-예비 신부가 보는 이범수의 매력은?
▶TV에 나온 것처럼 로맨틱한 모습이 여자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모습인 것 같다.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나.
▶로맨틱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신부는 마음에 들어 했다. 나도 감수성이 풍부한 배우이고 로망과 계획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영화에 나올 법한 화려한 이벤트 등을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그럴 때가 되니 제일 진실 되고 차분한 뭔가가 없을까 생각하게 됐다. 영화를 보러 가는 어느 날로 마음을 먹었다. 심야영화를 보러 갔다가 끝나고 단 둘이 남았을 때 못나가게 지연시킨 뒤 "오늘 본 저 영화처럼 저렇게 기쁜 일이나 슬픈 일 함께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부의 대답은?
▶ 나란히 있었는데 힐끗힐끗 바라봤던 것 같다. 내 느낌에는 좋아한 것 같다. 텅 빈 극장에서 그 순간이 저도 매우 마음에 들었고 그 때 커플링을 선물했는데 좋아했다.
울지는 않았다.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 몰라 했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었는데 데이트를 어떻게 했나?
▶자연스럽게 수업시간을 통해서 만남을 갖기 시작했지만 카페나 길거리나 그런 걸 즐겨했다. 저 또한 자유롭고 싶어서 배우를 택한 사람이라 가고 싶은 곳을 못가는 건 아니다 싶어서 자주 밖에서 데이트 했다.
-결혼 결심 계기는.
▶칭찬해주고 싶은 게 검소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소신과 꿈 그리고 배려가 있다. 항상 새록새록 귀 기울게 되고 저 또한 존중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숙해졌다. '아 그래 이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애칭은?
▶ 왜 없겠나.(머뭇거리며 한참) 여자친구가 애교가 많다. 막내딸이라 그런 것도 있고 길을 걷다 상처 입은 도둑고양이나 길 잃은 강아지를 보면서 울먹거린다. 그러다 보니 예쁘다는 뜻과 귀엽다는 뜻이 합쳐져 '예쁨'이라고 부르게 됐다. 여자친구는 내가 오빠라 '오쁨'이라고 부른다.
-호칭은 변함없이 쓸까?
▶바꿀 이유는 없을 것 같다.어르신들 계실 때 '예쁨이','오쁨이' 얘기가 나왔다. 부르자마자 인식을 해서 굉장히 쑥스럽고 아버지도 귀엽게 생각하셨을 것이다.
-혼수로 2세 많이 준비하는데 2세 계획은?
▶ 나는 오래전부터 2세 계획이 풍부하다. 무녀독남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다복한 가정을 꿈꿨다. 프러포즈를 할 즈음에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여자친구도 역시 풍부한 자녀를 계획하고 있어 흐뭇했다.
-몇 명까지?
▶여러 명이다. 3~4명, 컨디션 좋으면 5명까지. 한석규 선배님, 박중훈 선배님들이 다복한 가정이 보기 좋더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어려움은?
▶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고 나이 차보다는 성격차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허니문 베이비' 기대해도 좋을까.
▶ 지인들에게 '그래도 신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말이 된다는 생각이다. 나도 그렇지만 내 여자친구가 워낙 아이들을 예뻐하고 좋아해서 일찍 낳고 싶다고 얘기를 하기도 한다. 아이도 빨리 낳고 신혼도 즐기고 싶다
-2세가 어느 부분을 닮았으면 하나.
▶ 나는 내 여자친구를 닮았으면 하고, 여자친구는 나를 닮았으면 하는 것 같다. 눈을 닮았으면 좋겠다.
-갑작스런 결혼 발표에 주위 분들 반응은?
▶ 다들 깜짝 놀라했고, 주변 사람들이 여자친구의 인상을 좋게 느끼시고 평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청첩장이 특별하던데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둘의 아이디어다. 나름 이 세상에 하나뿐인 청첩장이다. 수십 수백 가지의 청첩장 디자인이 있더라. 판에 박힌 문구 눈에 안 들어왔다. 둘의 정성을 담은 이 세상에 하나 뿐인 청첩장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여자친구가 제안을 했는데 시간이 없고, 딱 보고 누구랑 누구인지 못 알아보면 무의미하니까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을 했다. 청첩장 문구나 초대의 글은 여자친구가 고민해서 만들었다. 귀엽고 소박하게 문구를 잘 만들어서 마음에 들었다.
-누구를 초대 했나.
▶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일일이 만나는 분들께 글을 직접 써서 보내드리고 있다.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편지를 한참 몇 시간 쓰다보면 열 댓 명밖에 못쓰게 되더라. 지금까지 작업 중이다. 가끔 보더라도 반가운 선후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병헌씨 송승헌씨 권상우씨다.
-사회를 이병헌이 보기로 했는데 인연이 있나.
▶ 고맙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전하고 싶다. 느낌상 이를 계기로 이병헌 결혼식 때는 내가 사회를 보지 않을까 싶다. 바쁜 사람들이라 걱정했는데 지인에게 얘기했는데 "범수형 결혼식 사회 고민하는 것 같다"고 넌지시 했더니, "당연히 내가 봐야지, 다른 사람이 보면 내가 서운하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