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균 기자
'하하하'로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의 영예를 안은 홍상수 감독은 삶을 가장 리얼하게 그리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1961년 서울에서 출생한 홍상수 감독은 1980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연출 전공으로 입학한 뒤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선택한 곳은 미국. 그는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 예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홍상수 감독은 한양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에서 영화과목 강의를 맡으며 학자로서 길을 걸었다. 이후 1994년 동아수출공사 기획실에서 근무하며 영화 연출을 준비했다.
그의 첫 연출작은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다. 김의성 이응경이 주연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일상생활을 스크린으로 옮겨 온 홍상수 감독 독특한 색깔 연출의 시작이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17회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 제15회 벤쿠버영화제 용호상, 제27회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 등을 휩쓸며 주목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1998년 연출한 '강원도의 힘'이다. '강원도의 힘'은 제51회 칸영화제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특별 언급상을 수상했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영화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으며 국내 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고 이은주와 호흡을 맞춘 2000년 '오!수정'은 제53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02년 '생활의 발견' 이후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한국영화 사상 세 번째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홍상수 감독의 세 번째 칸 진출이자, 세계 3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된 작품이었다.
이후 2005년 '극장전'으로 칸영화제 경쟁,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주간 등에 초청됐다. 이번 '하하하'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총6회 초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홍상수 감독은 시나리오가 없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미리 주지 않고 촬영 전 시놉시스를 함께 읽으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그날 그날 현장에서 많은 것들이 결정돼 배우나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즉흥성을 기반으로 뒀지만 현실을 스크린으로 옮겨와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독특함으로 꼽힌다.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하하하'는 그의 10번째 장편연출 작품이다. 그는 이번 칸영화제 수상으로 칸의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던 아쉬움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그의 연출사를 새롭게 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