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단독중계에 KBS·MBC "민·형사소송"(종합)

문완식 기자  |  2010.05.25 18:35


SBS가 25일 2010 남아공월드컵 단독중계를 공식화한 가운데 KBS와 MBC가 이에 반발, 민·형사소송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SBS의 중계권 독점에 따른 방송3사간 다툼은 결국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SBS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 사옥에서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남아공월드컵 방송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단독중계'를 공식화했다.

SBS 측은 "현 상황에서 공동중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SBS가 단독 중계한다"고 공식적으로 '단독중계'를 천명했다.


SBS 측은 단독중계 이유에 대해 '시간부족'과 'FIFA와 협의불발'을 이유로 들었다.

SBS 허인구 방송단장은 '단독중계 논란'이후 KBS, MBC 등 다른 방송사들이 반발하고, 방송위원회가 중계권 분쟁과 관련 공동 중계를 위한 자율적 협상을 권고했음에도 단독중계 하는 것에 대해 "FIFA(국제축구협회)로부터 방송권을 산 것은 우리"라며 "(다른 방송사들에) 재판매를 위해서는 사전에 FIFA와 얘기해야 하지만 얘기가 잘 안됐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같이 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SBS의 '단독중계'선언에 대해 KBS와 MBC는 이날 오후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SBS 단독중계의 부당성과 함께 SBS의 불법적인 중계권 확보 및 이후 방송사간 협상에서 불성실하게 임한 SBS의 책임을 묻겠다며 민·형사소송을 포함한 강도 높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밝혔다.

KBS는 "더 이상 시간이 없어 단독중계 할 수밖에 없다"는 SBS의 주장에 대해 "월드컵 협상을 타결시킬 시간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부터 지금까지 약3개월간이나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SBS의 공동중계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다. KBS는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 공동중계를 위한 협상에 최선을 다하였으나 SBS는 결과적으로 단독중계를 위한 시간끌기만을 해 왔다"고 피력했다.

KBS는 "재판매를 위해서는 사전, 사후 FIFA에 승인을 얻어야 하고 FIFA가 재판매를 반대하고 있어 단독중계 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에 대해 "SBS는 공동중계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발언일 뿐"이라며 "중계권자인 SBS가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시간끌기를 하다가 개막이 임박해서는 FIFA에 책임을 미루는 책임회피 발언에 불과하다"고 SBS의 주장을 일축했다.

KBS는 "상업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도 도외시하는 상업방송의 폐단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이에 공영방송 KBS는 상업방송인 SBS의 불법적인 중계권 획득에 대해 곧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향후 절차에 대해 밝혔다.

이어 "SBS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중계권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부풀리는 등 상대사에게 수용할 수 없는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자사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불법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용인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전파를 부도덕한 상술에 악용하고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마저 침해하는 상황이 더 이상 묵인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법적절차에 착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MBC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5일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 발표에 대해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을 무시한 국민적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곧 윤세영 SBS 회장 등 관련자 6명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MBC는 "형사적으로는 SBS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며 "SBS가 2006년 월드컵 공동협상 합의에서 입찰 금액을 알아낸 뒤 합의를 깨고 공동협상 입찰 금액보다 100억원 이상의 웃돈을 제시해 중계권을 취득한 것은 MBC의 입찰 참가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으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월드컵 중계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산정이 끝나는 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MBC는 SBS의 그간의 협상자세도 비판했다.

MBC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월드컵 중계권 협상 권고 이후에 SBS가 보인 행태 역시 사실상 협상의 의지가 없는 기만적 술수"라며 "SBS는 협상 과정에서 산정이 불가능한 공헌도 대가나 기회비용 상실에 대한 보상 등 사실상 말장난에 가까운 요구를 하는 고압적이고 비상식적인 협상으로 일관해왔다"고 SBS의 협상자세를 비판했다.

MB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보를 거듭해왔지만 SBS는 협상 막판에 한국대표팀의 경기는 물론 북한과 일본의 경기 그리고 개막전과 결승전등 주요관심경기는 자신들이 단독으로 중계할 것이며 나머지 경기만 공동 중계하겠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건을 다시 들고 나왔다"며 "금액도 기타 경기를 중계하는 데만 400억 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내라며 상업방송다운 장삿속을 여실히 드러냈다.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협상테이블엔 앉았지만 공동중계는 아예 처음부터 생각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처럼 월드컵중계권을 둘러싼 방송3사간 다툼이 법정으로 이어짐에 따라 3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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