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남성 출연자가 진행자로 나서는 집단 MC 체제, 스튜디오를 벗어나 일상적인 관계의 포착, 매 회마다 달라지는 도전 과제 등은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의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착상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 역시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집단 MC 체제를 처음 시도했을 당시 익숙하지 않던 시청자들로부터 "산만하다", "정신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한 데 모여 있음으로 해서 서로의 개성을 부곽 시키며 윈-윈에 성공했다.
'무한도전' 홈페이지에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일곱 남자지만, 이들이 모이면 '천하무적'"이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무한도전'이 성공하면서 집단 MC체제를 차용한 여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등이 대표적 이다. 코너의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역시 '뜨거운 형제들'이란 새 코너를 선보이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케이블 채널인 MBC에브리원의 '무한걸스'는 탄생부터 여성판 '무한도전'을 내세웠고 코미디TV의 '기막힌 외출', KBS조이 '미녀들의 1박2일', MBC에브리원의 '하쿠나마타타' 등 도 이 같은 집단 MC 포맷을 따랐다.
이들은 또 형식적인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인 친분을 드러내거나 방송과 비방송의 구분이 없는 관계를 보여준다. 방송에서 존칭과 존댓말을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서로에 대한 호칭이나 말투도 상황에 따라 달리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매 회 다른 도전 과제를 부여 받고 힘을 합치거나 때론 경쟁을 벌이면서 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무한도전'의 리얼 버라이어티 법칙을 따르고 있다.
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한도전'의 성공이 바탕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어찌 보면 버라이어티를 내세우는 이들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에 조금씩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뻔한 벤치마킹 프로그램이나, '무한도전'의 아류로 남지 않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1박2일'은 여행을 콘셉트로한 특성화에 성공했다. 또 '복불복', '야외 취침', '기상 미션' 등 '1박2일'만의 특허화된 포맷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출범 1년을 넘어선 '남자의 자격'은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101가지를 부제로 내걸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멤버들이 모여 남자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꿈꾸었을 만한 일들을 수행하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시골체험에 초점을 맞춘 '패밀리가 떴다'도 시즌2에서 가장제도를 도입, 마을의 일손도 돕고 웃음도 선사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뜨거운 형제들' 역시 최근 '아바타 소개팅'으로 신선한 웃음을 유도하며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