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손녀 같은 '청춘불패'가 돋보이는 이유

문완식 기자  |  2010.05.29 09:16
예능 그 이상의 예능이다.

KBS 2TV 금요예능프로그램 '청춘불패'(연출 김호상)가 착한 손녀 같은 따뜻함과 유쾌함으로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살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23일 첫 방송한 '청춘불패'는 그 시작에 있어서는 '1박2일'이나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등 인기버라이어티의 '아류'라는 시각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나르샤, 유리, 써니, 구하라, 효민, 한선화, 현아 등 인기 걸그룹 멤버들로 구성된 G7정도였다. 여기에 노주현, 남희석(도중하차하기는 했다), 김신영 등이 가세, 출연진의 다양성을 꾀하고 여자아이돌들의 부족한 예능감을 보충했다.


G7의 경우도 출발 당시에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해당 걸그룹에서 '주력'이 아니었기에 이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갈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특히 시골이라는 장소가 이들 G7들의 '화사한 이미지'와는 도통 어울리지 않아 여러모로 '언밸런스'한 느낌을 줬다. 그들이 입은 이른바 '몸빼'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청춘불패'는 28일로 30회를 맞은 시점에서 7개월 전의 걱정을 말끔히 씻을 만큼 '청춘불패'만의 고유 색깔을 만들어 냈다. 이제 누구도 이 프로그램이 '1박2일'이나 '무한도전'을 따라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몸에 딱 맞게 보이는 '몸빼'만큼이나 G7들은 '청춘불패'를 통해서 그들만의 또 하나의 세상을 창조해냈다. 이 '착한 손녀'들은 이제 유치리 마을 어른들을 돕고, 심지어 어설프나마 장까지 담가 선물하는 '착한 짓'도 하고 있다.

예능인 이상 '착한 짓'만으로는 심심할 터. '청춘불패'는 여자아이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을 찾아내 어찌 보면 유치하지만 G7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볼거리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장 담그기나 강아지, 토끼 등 동물 키우기는 여자아이돌만의 세심한 감수성을 잘 살린 장치로 보인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아이돌들을 보다보면 지루할 새가 없다. 늘 노력하는 모습(물론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도 있겠지만)도 초보 예능인의 자세로서 바람직하게 보인다.

7개월 동안 결속력을 다진 '청춘불패'는 이제 눈을 밖으로 돌려 시청자들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나설 만큼 자신감도 붙었다.

'아이돌촌 체험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집한 모내기 신청에는 무려 2647단체(팀당 10명, 총 26470명)가 신청했다고 하니, '1박2일'이 배 하나 가득 시청자투어 팀을 제주도로 실어 나르는 것이 굳이 부러울 필요도 없어 보인다.

예능프로그램의 생명력은 짧다. '1박2일', '무한도전' 등 장수예능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은 없어진 '패밀리가 떴다'도 불과 1년 전에 3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금은 시즌2가 부진에 빠진 상태다. 시청자의 애정은 얻기보다 잃는 게 더 쉽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청춘불패'의 따뜻함과 유쾌함이 더 커지고 계속해서 이어져 또 하나의 '장수예능'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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