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시행착오 있어도 중요한 건 미래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0.06.08 09:32
ⓒ유동일 기자 ⓒ유동일 기자
권상우. 그는 이슈메이커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늘 이야기를 몰고 다닌다. 권상우의 솔직함은 목표 없는 부메랑처럼 그를 상처 입히곤 했다.


서른다섯. 이제 권상우는 숱한 말 속에서 도약해야 할 시기다. 작품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런 그가 다시 학생으로 돌아갔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말죽거리 잔혹사' 시절을 꿈꾸는 걸까?

16일 개봉하는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에서 권상우는 학도병으로 전쟁에 뛰어든다. 학교 문턱도 밟은 적이 없는 건달이지만 '빨갱이'를 때려잡고자 학도병에 자원했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역을 그럴듯하게 보여준다.


권상우는 그리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걸까, 아니면 화려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도약을 준비하는 것일까?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은 탑이다. 주인공을 받쳐주는 역일 수도 있을 텐데 '포화 속으로'를 한다고 해서 좀 놀랐다. 권상우잖나.


▶잘 보이잖나.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극장문을 나설 때 내가 맡은 캐릭터가 분명히 기억날 것이라 생각했다. 기대가 있다면 제일 기억나길 원하고.

-탑에 차승원, 김승우가 출연한다는 것은 어떤 영향을 줬나.

▶상대가 누구라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시나리오에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중요할 뿐.

-권상우만 보면 '말죽거리 잔혹사'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 때 맡았던 역을 탑이 했다면 권상우는 이정진 역 같기도 하고.

▶솔직히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사회를 학교로 축소했다면, '포화 속으로'는 학교에 조국과 전쟁을 담은 게 아닌가. 엔딩도 그 때처럼 옥상이고, 교복도 입는다. 내 프로필에 비교될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그 때보다 발전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보다 신선한 권상우여야 했고.

-극 중 역처럼 서른이 넘어 학교에 돌아간 셈인데.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권상우가 학교를 간 게 어색하지 않다. 의심없이 감정이입을 하실 수 있을 거다. 내가 더 어린 척을 하려 했으면 탑이 한 역할을 탐내지 않았겠나.

-차승원과 김승우 등 또래가 아닌 선배들과 함께 한 소감은 어떤가.

▶좋은 선배님들과 많은 작품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그 말인즉슨 원톱이 아니라 투톱, 또는 조연을 해도 상관없다는 소리인가.

▶시나리오만 좋다면. 그렇다고 내가 권상우인데 바로 조연하겠나.(웃음) 단단한 영화를 하고 싶다. 실패 확률이 적은 영화.

-최근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한 게 영향을 준 것인가. 위기감을 느낀 것인가.

▶흥행에 대한 목마름은 있지만 위기감은 안 느낀다.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내가 생각하는 길을 잘 가고 있다. 다만 이제는 좀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할 뿐이다. 난 스스로 배우로서 위험부담이 적다고 생각한다. 로맨틱코미디,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했다. 다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동안 내 프로필로 관객에 신뢰를 줬다고 생각한다.

-굴곡이 있었는데도 자신감은 여전한데.

▶내 또래 중 200만 이상 관객이 든 작품이 여러 편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그냥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유동일 기자 ⓒ유동일 기자
-권상우는 남이 뭐라 하든 자신의 길을 걸었다. 거꾸로 말하면 남의 말을 잘 안듣는단 뜻이기도 하는데.

▶요즘은 잘 듣는다.(웃음) 그냥 내가 옳다면 뭐라 해도 간다. 성공이 보장된 화려한 것보단 소외된 작품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지금까지 여러 선택을 했는데 후회는 없나.

▶인생을 살면서 후회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다들 시행착오를 겪는 거지. 그리고 내게 중요한 것은 미래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무엇이 바뀌겠나. 그건 내 숙명인거지. 앞으로 내 행보가 중요하다. 난 내 인생의 계획표대로 살고 있다.

-루머를 만드는 안티들이 왜 있다고 생각하나.

▶나한테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웃음) 작품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깐.

-인생의 계획표대로 살고 있다면 '포화 속으로'에 대한 목표는 뭔가.

▶흥행이다. 지금 필요한 건 흥행이다. 그렇다고 한 편에 모든 것을 걸지는 않는다. 이 한 편으로 지금 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단 뜻이다. 이번에 이렇다면 다음에 이렇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계획표에 최종 목표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영화를 장르별로 하는 것이다. 난 내 작품을 냉소적으로 본다. 냉정하게 본단 뜻이다. 연기할 때 열정적이지만 결과물은 객관적으로 보려한다. 그래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은 거다.

-고현정과 드라마 '대물'을 하게 되는데.

▶솔직히 기대된다. 또래가 아닌 베테랑 연기자와 호흡을 맞춘다는 게. 보완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올해는 다 잘 되어야 한다.(웃음)

-연예계에 10년이 넘게 있으면서 아직까지 솔직하다는 건 위선을 떨지 못하거나 지혜가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을텐데.

▶그냥 솔직할 뿐이다. 지금 와서 내 캐릭터를 바꾼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나. 왜 남한테 나를 맞추나.

-둘째 계획은.

▶노력하고 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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