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핫한 예능은? '뜨거운 형제들'①

[★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10.06.09 11:15
사진 왼쪽부터 \'일밤\' \'뜨거운 형제들\'의 탁재훈, 박명수, 한상진, 노유민, 싸이먼디, 박휘순, 이기광, 김구라 사진 왼쪽부터 '일밤' '뜨거운 형제들'의 탁재훈, 박명수, 한상진, 노유민, 싸이먼디, 박휘순, 이기광, 김구라


2010년 6월 현재 가장 '핫'한 예능을 꼽는다면? 각종 인터넷 연예 게시판과 홈페이지의 반응으로 봤을 때, 그 답은 단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새 코너 '뜨거운 형제들'(연출 오윤환)이 될 것이다. 개막을 앞둔 월드컵 관련주도 아니요, 국민MC 유재석 강호동 관련주도 아니건만,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이름만큼이나 '핫'하다.


이 일가의 형제는 모두 8명이다.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 독설과 생떼, 몰아부치기로 악명높은 이기적 40대가 형님군을 형성하고 있고, 처음 예능에 도전하는 '시청률의 사나이' 한상진, MBC 예능에 이제야 제대로 발을 디딘 박휘순이 77년생 동갑내기로 그 아래. NRG 출신 군필 노유민과 떠오르는 힙합주자 싸이먼디, 비스트의 상큼이 이기광이 순서대로 뒤를 잇는다.

의외의 조합 찾기가 요즘 리얼버라이어티 인적 구성의 핵심이라지만, 아슬아슬하고도 의외였다. 제 살길 찾기 바쁜 이기적 3인방이 버라이어티 초보들을 끌고 가는 형국이었고, 위로 넷이 유부남, 아래로 넷이 총각인 8명은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에게 제작진은 떡하니 '뜨거운 형제들', 일명 '뜨형'이라는 이름을 붙여 일요일 저녁 예능의 격전지에 풀어놓았다. '무한도전'이나 '남자의 자격' 식의 과제도 없고, 여행가는 '1박2일' 식의 형식도 없다. 황당한 라인업과 불친절한 설명을 보고 궁금증이 이어졌다. 대체 너희들은 무어냐!

이들이 왜 '뜨거운 형제'들인지는 방송 뒤에야 드러났다. 시청률 4%를 오가는 '일밤'의 위기를 이들이 모를 리 없다. 위기에 봉착한 지난 1년 사이 10개 가까운 코너가 생겨났다 사라진 '일밤'에서 '뜨형'의 목표는 "보는 사람을 웃기자"는 것이다. 감동 프로젝트 '단비'의 대척점에서 그들은 그냥, 생각없이 웃기기만 한다. 인신공격도, "애들은 몰라도 되는" 이야기도 가릴 것이 없다.


형제들은 앞으로 잘 해보자며 냅다 한강물에 뛰어들었고, 그 한강물을 피하려고 예능사상 유례없이 피를 흘려가며 마술쇼를 해 보였다. 싸늘한 소개팅녀 앞에서는 전직 아이돌도 현직 아이돌도 굴욕을 못 피한다. 처연하기도 한데, 보다보면 '낄낄'. 이거 웃기다.

이들은 웃음보다 더 근본적인 목표를 지녔다. 다름 아닌 생존 자체다. '오빠밴드'와 '에코하우스'에 출연했던 이기적 3인방은 '일밤' 몰락의 부채의식을 지닌 형님들. "'일밤'을 살리자"며 "웃겨야 산다"를 대놓고 부르짖는 세 사람의 조합은 그전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이들의 절박한 의기투합은, 의욕만은 하나같이 최고인 갈길 모르는 동생들과 묘하게 어울린다.

특히 상황극을 다룬 지난 방송은 형제들의 본모습과 가능성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각 캐릭터들의 숨겨진 성격이 웃음 속에 드러나며 흥미를 더했다. 상황극이 현실과 오버랩되는 남편 박명수, 의외로 수줍어하는 탁재훈는 물론 뚝심있는 막내 이기광과 능구렁이 본색 '쌈디' 싸이먼디가 치고 나와 주목을 받으며 궁금증을 촉발시켰다.


김영희 PD는 "지금의 조합을 만드느라 두 달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맨 마지막으로 박명수의 투입을 결정하기까지, '탁재훈 김구라에 박명수까지 더하면 어떻게 될까' 장고를 거듭하다 모험을 결정했다. 김 PD는 "초기엔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조합"이라며 "셋 만의 조합만으로도 최강"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PD는 개성만점 동생 군단도 다들 끼가 다분하다며, 이런 동생들을 챙기는 큰형님 처지가 된 3인방이 "확실히 변했다"고도 귀띔했다. 물론이다. 눈썰미 좋은 예능 애호가들이라면 형님들이 동생들을 조종하는 '아바타 소개팅'에서 이미 드러난 3인방의 동생들 띄우기를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는 과연 '이타적 3인방'으로 거듭날까?

사실 '뜨형'은 비운의 코너가 될 뻔 한 위기의 코너였다. 야심찬 기획이 올 초부터 시작돼 지난 3월 기대 속에 첫 방송을 시작했지만, 6월이 되도록 제대로 된 방송은 단 4번. 그것도 사정이 여의치 못해 첫 방 이후 한 달 넘게 손가락만 빨다 최근 세 번 제대로 전파를 탔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뜨형'에 쏠리는 뜨거운 관심은 분명 이례적이다.

'뜨형'은 그 동안 '아바타 소개팅'과 '네 형제들을 알라 상황극' 등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웃음을 안겼다. 제작진은 앞으로도 정해진 형식조차 없이 자유롭게 시청자를 웃기겠다는 계획이다.

열정인지 오기인지 절박함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며 넘치는 '뜨거움'을 바탕 삼아, 아직 생기지도 않은 '형제애'로 똘똘 뭉친 그들은 분명 흥미롭다. 혹자들은 벌써 '뜨거운 형제들'(이하 '뜨형')이 1년 넘게 체면을 구기고 있는 '일밤'의 구원투수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시청률은 미약하나마 꿈틀거리고 있다. 가능성을 보였으니 이제 본 실력을 보여줄 차례. 형제들의 뜨거운 활약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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