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 그리스의 경기 해설자로 나서 비교적 정확하고 차분한 해설 실력을 선보였다.
12일 오후 남아공 넬슨 만델라베이스타티움에서 진행된 한국 대 그리스의 경기는 2 대 0로 대한민국의 첫 승리를 안겨줬다. 이는 월드컵 원정 한국인 감독 첫 승리다. 전반 이정수 선수의 첫 골에 이어 후반 박지성 선수의 추가골로 16강 진출을 유력하게 만들었다.
이날 차범근 해설자는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호흡을 이루며 명성대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해설과 과거 축구 선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설로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차 해설자의 해설 실력과는 별개로 시청자는 다른 이유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SBS에서 단독중계를 강행, 오로지 차범근 해설위원의 해설로만 경기를 관전해야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축구 해설위원으로 유명한 신문선 이용수 등의 개성 넘치는 해설을 TV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시청자 선택권이 없다는 이유에서 시청재미가 반감됐다고 평가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거주자 회사원 김 모씨(35)는 "경기에 승리해서 기분은 좋았지만 과거 채널을 돌리며 각 해설자의 개성 넘치는 해설을 비교해 볼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거주 자영업 강 모씨(40)는 "한국이 첫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어 내며 2002년 월드컵 신화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당시와는 한 해설자와 캐스터에 의존한 경기를 본다는 점은 시청재미를 반감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