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줄 맨 왼쪽이 요셉.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김태균 감독의 '맨발의 꿈'. 박희순 고창석 등 배우들의 열연도 빛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아역 배우들이다. 라모스, 모따비오, 뚜아, 조세핀 등 극장문을 나설 때 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을 기억할 관객, 많을 것 같다.
이들 중에서 '집안' 내력이 돋보이는 배우가 있으니 바로 축구 잘하는 라모스(프란시스코)의 형으로 나오는 요셉이다. 실제 이름은 유시프 압델하미드 이브라하임 기브릴. 영화에서 라모스가 '돈질 하는' 한국인 감독(박희순)과 함께 축구하는 걸 눈꼴 사나워하는 동티모르 청년으로 열연했다.
그런데 이 배우, 알고 보면 동티모르 사람도 아니고 동남아 사람도 아닌 아프리카 수단 사람이다. 그것도 요셉의 할아버지가 1956년 수단을 건국(영국과 이집트로부터 독립)한 주인공이다.
수단공화국은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나라로, 세계에서 10번째로 땅덩어리가 넓다.
김태균 감독에 따르면 캐스팅 당시 마땅한 배우가 없어 서울에서 요셉을 길거리 캐스팅해 데리고 갔다. 요셉의 아버지는 주한 수단 대사를 지냈으며, 이후 요셉은 한국에 남아 고려대 건축학과에서 수학했다. 친형 역시 현재 삼성에 다닌다고.
김 감독은 "요셉의 할아버지가 수단을 건국, 수단 건국의 아버지라 불린다. 인구 6000만의 수단은 독재국가이긴 하지만 정치만 안정되면 부국이 될 나라"라며 "수단 출신의 요셉이 영화 촬영중 동티모르어를 하면 구경꾼들이 막 웃었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