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vs SBS, 남아공 2개의 태극기가 아쉬운 이유

KBS 2TV '남자의 자격' 그리스전 영상 재사용에 SBS '발끈'

문완식 기자  |  2010.06.21 08:57
20일 오후 방송된 \'남자의 자격\' 태극기 세리머니 장면. 건너편에 \'태극기 휘날리며\'의 대형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화면캡처> 20일 오후 방송된 '남자의 자격' 태극기 세리머니 장면. 건너편에 '태극기 휘날리며'의 대형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화면캡처>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코너가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 경기영상 사용과 관련해 KBS와 SBS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남자의 자격'은 20일 방송에서 지난 13일 방송에 이어 국가대표팀과 그리스간 경기의 현장 응원 열기를 전달했다. 화면의 대다수는 현장에 있던 이경규, 김태원,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 등 '남자의 자격' 멤버들과 붉은 악마에 집중됐다.

이정수 선수와 박지성 선수의 골 넣은 장면과 세리모니 등은 SBS가 제공한 영상이 사용됐고, 이외 현장 ENG카메라 존에서 제작진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중계권자인 SBS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SBS는 지난 13일 '남자의 자격'이 그리스전 영상을 내보낸 직후 "보도용 외 경기영상 사용은 중계권 관련 FIFA 규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당시 KBS 측은 "SBS와 협의서에 '보도용 외 사용불가'라는 문구가 없었다"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SBS 측이 KBS에 이에 대한 공식항의서한을 보냈고, SBS에 따르면 KBS는 아직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20일 '남자의 자격' 방송으로 또 한 번 양사가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SBS 측은 또 다시 반발했고, '남자의 자격'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장은 똑같다"며 "지난 방송(13일) 이후 변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KBS 전체 입장에 따라 프로그램을 제작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거액을 들여 중계권을 확보한 SBS와 국가기간방송사로서 월드컵이라는 국민적 이슈를 외면할 수 없는 KBS, 양측은 각각 나름의 입장으로 이번 일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20일 '남자의 자격'에서 멤버들은 그리스와 경기에 앞서 대형 태극기를 붉은 악마와 함께 펼쳐들고 감격을 나타냈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화면에는 경기장 반대쪽에 크게 펼쳐진 또 하나의 대형 태극기도 눈에 띄었다. 바로 SBS 예능프로그램 '태극기 휘날리며'가 국민 50만 명의 얼굴사진을 모아 만든 태극기였다.

2개의 태극기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온 국민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응원하는 이 시점에서 KBS와 SBS가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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