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머리 쓰는 장희빈 보여줄 것"②

김겨울 기자  |  2010.07.07 08:24
이소연 ⓒ이동훈 기자 이소연 ⓒ이동훈 기자


이 같은 고민 덕분일까. 윤여정 이미숙 전인화 김혜수 정선경 등 무시무시한 역대 장희빈과는 다른 매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소연이 연기하는 장희빈은 보기만 해도 기가 막힌 오열하고, 악을 쓰고, 교활하고, 상대방을 옭아매는 함정에 빠뜨리는 비열한이 아닌, 현명하고도 사리분별력 있는 여자다.


이소연은 괜히 숙종의 눈 밖에 날 일을 벌이지 않고, 그렇다고 숙종에게 너무 교태를 떨지도 않는다. 오히려 숙종과 동이를 두고 거래를 하는 영민함도 보인다.

"사실 시청자분들이 장희빈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안다. 초반에는 현명한 것 같았는데, 요즘 들어 악역 같은 모습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반만 왔다. 끝날 때까지 보면 어떤 장희빈인지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매일 매일 변화되어 가는 장희빈이 새롭다."


이소연은 후반부의 장희빈 캐릭터에 대해 살짝 귀띔도 했다. "여기까지는 적군 없이 달려왔다. 내가 올라서는 입장이었고, 하지만 동이가 궁궐로 들어오면서 장희빈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이제는 머리 쓰는 장희빈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장희빈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내명부의 수장으로서 동이를 궐로 들인다. 오라버니인 장희재(김유석 분)가 '왜 동이를 도와주느냐'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말한다. '지금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 아이를 들여보낸 것이다'라고 말이다. 그게 장희빈이다."

이소연ⓒ이동훈기자 이소연ⓒ이동훈기자



드라마 하프 코스에 도달했건만, 아직도 장희빈 역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이소연, "열정이 부럽다"는 기자의 말에 "욕심이 좀 많은 편"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소연은 어려서 데뷔했던 탓에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전부 인 줄 알았다. 그냥 일정 맞춰 촬영장가고,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보던 배우들과 같이 연기하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는 소녀 같은 그가 이토록 연기자로 오래 버틸 줄은 몰랐다고.

"서서히 배우라는 이름에 책임이 생긴다. '동이' 촬영장에서도 (한)효주도 있고, (박)하선이도 있는데, 내가 셋 중에는 제일 언니다. 근데 가장 애 같다. 그 친구들을 보면 참 성숙하고, 기특한 면이 많다."


유독 시기와 질투가 많다는 여배우들 기 싸움에서 그는 져도 그만이란 생각이다. 오히려 그런 비교가 배우에게 장애가 된다고. 오히려 촬영장 분위기가 즐거운 것이 '최고'라 믿는 그가 성공의 길을 밟는 것은 이유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그는 연기를 마치면, 각박한 연예계 생활에서 친구를 한 명씩 얻는다. 2008년 '우리 집에 왜 왔니'의 오윤아 김지훈 김승수 등과는 절친한 사이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 덕에 영화 한 편 같이 우연히 본 김승수와 스캔들까지 난 적이 있다. 절친한 멤버일 뿐인데.

그 덕에 이소연은 우울증이란 없다. 그는 10년 넘게 친한 학창 시절 친구들 10여 명과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일주일에 바빠도 촬영 없을 때 하루 정도는 우리 집에서 친구들과 모인다. 내가 매니큐어를 발라주기도 하고, 같이 요리 해먹기도 하고, 진짜 수다를 떨다보면, 나중에는 고민도 해결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그렇게 이소연은 연기 안에서나 연기 밖에서나 영리한 배우로 살고 있었다. 무수한 장희빈 속에 특별함으로 기억되는 장희빈을 만드는 기술, 이소연이란 배우여서가 아닐까.

이소연ⓒ이동훈기자 이소연ⓒ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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