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환상의 짝꿍' 종영과 함께 기금으로 3000만원을 기부한 방송인 김제동이 연이은 기부 활동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김제동은 7일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진행된 '환상의 짝꿍' 마지막 녹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부가 아니라 채무 상환"이라며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김제동은 연이은 기부 활동에 대해 "예전에 '느낌표' 끝났을 때도 그렇고, '산넘고 물건너' 끝났을 때도 그렇고, 이번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라며 "일정 부분 채무 상환이다. 기부라기보다는 실제로 벅찬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제동은 "특히 '환상의 짝꿍'은 아이들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뒤에 부모님이 나오는 코너가 있는데,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나 조손가정 아이들이 나오는 것은 일부러 봉쇄하지 않았지만 원천적으로 봉쇄된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마치 우리 사회가 누구나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공부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틀림없이 장벽이 있다. 보통의 아이들이 나온다는 저희 프로그램조차도 상당히 끼가 많거나 하는 친구들이, 아무래도 서울에 사는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제동은 "그래서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고, 앞으로 대안학교를 만드는데도 지원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를 하려 한다"며 "'환상의 짝꿍'이라는 이름을 쓰게 해준 MBC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장이 되거나 재단의 장이 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재단에 저나 다른 분들이 기부하는 형식으로 해서 모인 돈을 올 겨울 대안 캠프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재원 마련이 되면 대안학교로 가는 종잣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어쨌든 아이들은 평가받지 않을 자격이 있고, 처음 출발할 때는 적어도 똑같은 출발선을 보장해 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제동은 "그래도 저는 좋은 차 타고, 좋은 집에 살고, 매니저가 와서 출근시켜주는, 20대에 상경해 30대에 사는 기득권층 아니겠습니까"라며 "제가 가지고 있는 가늠으로 치자면 그렇다. 지금 현재 아주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흔히 말하는 최상류층의 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방송은 있다가도 없을 수 있고 없다가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방송이 잘 되면 그게 제일 좋은 일이겠지만 방송이 없어지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제 능력의 부재 거기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털어놨다.
이어 김제동은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제가 잘 따라잡지를 못했다. 하지만 또 맞출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방송을 하게 되면 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제동은 이날 마지막 녹화를 가진 '환상의 짝꿍'을 진행하며 녹화 말미 끝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김제동은 2007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환상의 짝꿍'을 4년간 이끌며 가족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아 왔다. '환상의 짝궁' 후속으로는 오는 25일부터 신설 코미디 프로그램 '꿀단지'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