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짝' 떠나는 김제동 "저 걱정하지 마세요"②

김현록 기자  |  2010.07.07 19:14


김제동이 정들었던 '환상의 짝꿍' 마지막 녹화를 끝냈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명 가까운 취재진이 대기실에 옹기종기 모였다. 공교롭게도 여기자들만이 가득했던 이 자리에서 김제동은 "이렇게 여기자들에게만 둘러쌓여 있기는 처음"이라며 짐짓 쾌활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그의 말에서는 4년을 이끌어 온 프로그램을 두고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어린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 또한 그러났다.


더욱이 그는 '환상의 짝꿍'이라는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어 3000만원을 기부하기까지 했다. 김제동은 자신의 참여가 향후 대안학교를 설립하는데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은 아이들이란 자체로 평가받지 않을 자격이 있고, 처음 출발할 때는 적어도 똑같은 출발선을 보장해 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어린이 프로그램을 4년간 이끌며 해온 생각을 담담히 털어놨다.

-'환상의 짝꿍' 재단이라는 이름으로 3000만원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많은 기부 활동을 해 왔는데.


▶예전에 '느낌표' 끝났을 때도 그렇고, '산넘고 물건너' 끝났을 때도 그렇고, 이번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누누이 강조드리지만 이부 분들이 말씀하시는것처럼 '다 토해라' 저는 다 못 토하겠습니다. 제가 한 것도 있으니까.(웃음) 일정 부문 채무 상환이다. 기부라기보다는 실제로 벅찬 빚이다.

특히 '환상의 짝꿍'은 아이들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뒤에 부모님이 나오는 코너가 있는데,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나 조손가정 아이들이 나오는 것은 일부러 봉쇄하지 않았지만 원천적으로 봉쇄된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우리 사회가 누구나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공부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틀림없이 장벽이 있다. 보통의 아이들이 나온다는 저희 프로그램조차도 상당히 끼가 많거나 하는 친구들이, 아무래도 서울에 사는 아이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고, 앞으로 대안학교를 만드는데도 지원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를 하려 한다. 환상의 짝꿍'이라는 이름을 쓰게 해준 MBC에도 감사드린다. 이사장이 되거나 재단의 장이 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재단에 저나 다른 분들이 기부하는 형식으로 해서 모인 돈을 올 겨울 대안 캠프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재원 마련이 되면 대안학교로 가는 종잣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아이들은 평가받지 않을 자격이 있고, 처음 출발할 때는 적어도 똑같은 출발선을 보장해 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저는 좋은 차 타고, 좋은 집에 살고, 매니저가 와서 출근시켜주는, 20대에 상경해 30대에 사는 기득권층 아니겠나. 물려받지 않은 재산으로 따지면 그럴 겁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늠으로 치자면 그렇다. 지금 현재 아주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흔히 말하는 최상류층의 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웃음)


그리고 방송은 있다가도 없을 수 있고 없다가도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방송이 잘 되면 그게 제일 좋은 일이겠지만 방송이 없어지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제 능력의 부재 거기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제가 방송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제가 잘 따라잡지를 못했다. 하지만 또 맞출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방송을 하게 되면 또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의 방송 활동 계획은?

▶방송은 아마 조만간 또 새로 하나 들어 갈 것이다. 제가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방송국 측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연말 들어가는) 토크 콘서트 이전에 할 것 같다. 뭐라도 시켜주면 열심히 할 각오가 있다. 견마지로를 다 할 생각이다. 개와 말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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