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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입대 영장을 받은 김남길의 연기 신청이 불발되면서 SBS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가 제작 파행을 겪게 됐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도중 주인공이 입대하게 돼 파행을 겪는 것은 '나쁜 남자'가 처음이다.
12일 '나쁜 남자'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김남길씨의 입대로 '나쁜 남자' 촬영이 어렵게 됐다. 이에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된 내용을 17부로 마무리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17부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로 김남길씨의 입대 전 모든 촬영을 마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쁜 남자' 측은 그동안 김남길의 입대를 연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병무청이 형평성을 고려하면서 결국 연기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병무청은 입대연기를 5회로 결정하는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입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나쁜 남자' 파행은 사전 제작이 여의치 않은 드라마 제작 현실과도 맞물린다. 2006년 드라마 '늑대'가 에릭의 교통사고로 방송 도중 중단됐으며, 지난해에는 '태양을 삼켜라'가 출연진이 신종플루에 걸려 제작에 차질을 빚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이준기가 영화 '그랑프리' 촬영 도중 입대하게 돼 도중하차했다. 제작사는 이준기 대신 양동근을 캐스팅해 마무리 촬영 중이다.
이처럼 남자배우들이 작품을 한창 촬영하다가 입대하게 돼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기획부터 신중하게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남길과 이준기 등은 올해 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제작사와 소속사측에서 통상 작품에 들어갈 경우 그동안 관례처럼 입대를 연기해주는 것으로 고려해 출연을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병무청이 연예인의 입대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제작 파행 사태를 불러들였다.
김남길과 이준기 사태는 향후 입대를 앞둔 배우들의 캐스팅에 반면교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에선 그동안 남자배우 풀이 적기 때문에 입대를 앞둔 배우들에게도 캐스팅 제의가 쏟아졌다. 올해 또는 내년 초 입대를 앞둔 강동원 현빈 등 남자스타들은 여전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제작사로선 촬영을 하면서 입대를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남길 이준기 사태는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게 돼 상대적으로 입대에 여유가 있거나 전역한 배우들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또 빅뱅의 탑이 '포화 속으로'에 출연한 것처럼 아이돌의 연기 진출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과거 남자배우들이 입대하면서 남자가수들이 대거 연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실력도 늘었고 인식도 바뀌었기 때문에 캐스팅 양상이 점차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