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vs.'이끼', 쌍끌이냐 독주냐..영화계 주목

전형화 기자  |  2010.07.24 11:24


강우석 감독의 '이끼'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셉션'은 23일 19만 2650명을 동원, 개봉 첫날에 이어 박스오피스 평일 1위를 차지했다. '이끼'는 이날 12만 9167명으로 2위를 기록, '인셉션'을 맹렬히 추격했다.


3위인 '마법사의 제자'는 4만 7642명을 기록, 사실상 박스오피스가 '인셉션'과 '이끼'의 대결로 집약됐음을 알 수 있다.

두 영화의 흥행 대결은 대박이 실종된 올 여름 극장에 단비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끼'는 2시간38분, '인셉션'은 2시간 22분으로 긴 러닝타임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가득 들어차면서 박스오피스를 이끌고 있다.'이끼'는 이번 주말 200만명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인셉션' 또한 100만명 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극장에는 예년 같은 천만 영화 혹은 800만 영화가 실종됐다. 리딩 영화가 없기에 극장에는 200만 영화 몇편이 혼전을 기록하는 중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끼'와 '인셉션'이 나란히 흥행몰이를 하고 있으니 극장으로선 반색을 하고 있다. '인셉션'이 치고 나가는 와중에 '이끼'가 추격하는 양상은 지난해 12월 개봉해 2월까지 장기흥행한 '아바타'와 '전우치'를 보는 듯하다.


'아바타'와 '전우치'의 쌍끌이 흥행은 겨울 극장 관객몰이를 이끌며 역대 최다 관객동원을 이뤘다.

'전우치'가 '아바타'에 한 주 앞서 개봉해 1위를 기록했다가 줄곧 2위를 유지한 것도 '이끼' '인셉션' 관계와 흡사하다. 두 영화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진진하다.

지난 21일 개봉한 '인셉션'은 '다크나이트'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꿈을 탐사하는 '하이스트'(팀을 꾸려 범죄를 도모하는 영화장르) 영화를 만들어 주목 받은 작품. 높은 영화적 완성도로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끼' 역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탓에 제작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끼' 강우석 감독이 '다크 나이트'를 보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경외심과 경쟁심을 갖게 됐다고 토로한 것도 두 영화 대결을 지켜보는 재미를 더한다.

두 영화의 대결은 일단 초반은 '인셉션'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주라 기대감이 상당한데다 12세 관람가이기 때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이끼'가 불리한 점이다.

하지만 '인셉션'으론 2주차, 이끼로선 3주차에 해당하는 이달 마지막 주에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영화는 각기 다른 관객층을 갖고 있기에 근소한 차이로 쌍끌이 흥행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끼'는 지방관객과 중년관객이 움직이고 있으며, '인셉션'은 서울,경기 관객과 마니아층이 이끌고 있다.

입소문은 '인셉션'이 '이끼'보다 좋지만 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인셉션'은 마니아가 아닌 일반관객으로선 영화를 다소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 놀란 감독의 전작인 '다크 나이트' 역시 북미에선 엄청난 흥행을 했으며, 국내 평도 좋았지만 흥행은 400만명에 그쳤다. '아이언맨'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끼'와 '인셉션'의 쌍끌이 흥행에는 29일 개봉하는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솔트'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졸리가 28일 내한하면서 화제를 모을 게 분명하다. 10대 팬들이 기대하는 '고사2'가 전작만큼 흥행할지도 관심사다.

'솔트'의 벽을 넘더라도 8월에는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토이스토리3' 등 매주 기대작들이 득실댄다. 과연 '이끼'와 '인셉션'이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에서 쌍끌이 흥행을 이룰지, 아니면 한 영화의 독주로 끝날지, 그도 아니면 새로운 영화들에 조용히 자리를 내줄지, 관객들은 이래저래 즐거운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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