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200만 '인셉션', '이끼'보다 흥행빠른 이유는?

임창수 기자  |  2010.07.31 15:20
ⓒ영화 \'인셉션\'과 \'이끼\'의 포스터 ⓒ영화 '인셉션'과 '이끼'의 포스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개봉 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주 먼저 개봉, 200만 돌파까지 12일이 걸린 '이끼'의 기록을 2일 단축시켰다. '인셉션'이 '이끼'보다 흥행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짚어봤다.


◆청소년관람불가의 압박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영 등급의 차이다. '인셉션'은 12세 관람가 판정을 받아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이끼'에 비해 관객동원에 있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덕분에 '인셉션'은 개봉과 동시에 1주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이끼'를 밀어내며 흥행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당초 '인셉션'은 꿈의 세계를 규정하는 복잡한 설정들로 인해 마니아가 아닌 일반관객에겐 다소 어렵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인터넷에서의 활발한 소통이 마니아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논의의 재생산을 가능케 했다.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프리퀄 코믹스의 내용을 비롯한 영화의 다양한 뒷이야기들이 인터넷 공간에 게시되고 있다. 이에 영화를 어렵게 여겼던 일반관객과 청소년관객들도 흥미를 보이며 '인셉션'의 흥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록버스터 갈증을 풀어주는 볼거리

눈이 번쩍 띠는 볼거리도 '인셉션'이 '이끼'에 비해 가지는 강점 중의 하나다. '이끼'가 20년 간 은폐된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반면, '인셉션'의 무대는 '드림머신'을 통해 꿈을 공유할 수 있는 미래세계다.

'이끼'가 고립된 마을의 유해국(박해일 분)이 느끼는 불안과 주변 인물들의 심상찮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어갔다면, '인셉션'은 꿈의 단계마다 변화하는 배경과 인물들로 계속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간다.

매년 여름이면 현란한 특수효과로 무장하고 극장을 찾던 대작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실종된 가운데, '인셉션'은 몇 꺼풀에 걸친 꿈속 세계를 누비는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일행의 여정을 통해 보다 화려하고 흥미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특히 극중 아서(조셉 고든 레빗 분)가 보여주는 무중력 회전 액션신은 '인셉션'의 많은 볼거리 가운데서도 단연 압권. 설계자 애리어드니(엘렌 페이지 분)가 꿈속에서 공간을 접어보이는 모습 또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양날의 검이 된 원작의 존재

원작의 존재여부 또한 흥행속도의 차이를 만든 원인 중 하나다. 인기 원작 웹툰을 자신만의 색깔로 변주한 '이끼'는 그 변화의 정도만큼 바뀐 결말에 대한 원작 팬들의 불만 또한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을 지녔다. 반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인셉션'의 결말은 묘한 위화감을 남기며 관객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됐다.

이러한 차이는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을 살펴보면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인셉션'의 경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게시판에서 영화의 결말에 대한 서로 다른 저마다의 분석과 영화 속 규칙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며 관객들이 영화를 좀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고 있다.

반면 '이끼'의 경우는 영화와 원작을 비교하는 내용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영화 '이끼' 속 인물과 사건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야기 거리들은 결국 원작의 존재로 인해 "무엇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만 갇혀버렸다. 눈부신 인기를 누린 원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끈 동시에 '결국 같은 이야기'라는 낙인을 찍은 '양날의 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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