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환 "연기관? '리얼 날스러움'이죠"(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10.08.09 13:53


배우 최재환(27)은 젊은 명품 조연이라는 설명이 아깝지 않은 감초다. 그것도 각양각색 작품에서 저마다 다른 맛을 내는.

작품마다 푸근하게 녹아드는 최재환의 연기는 만만찮은 내공에서 나온 것. 스무살이 되자마자 연극영화과에 가겠다며 고향인 전북 고창을 떠나온 지 무려 8년. 조연으로 출연한 작품만 30편, 엑스트라로 출연한 작품까지 합치면 100편 가까이 된다.


그렇다고 그를 작품 수로 승부한다 여기면 오산이다. 2008년 85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국가대표'의 스키점프 선수 마재복, 웰메이드 요리 드라마의 정석 '파스타'의 막내 정은수 등 생동감 넘치는 그의 캐릭터들은 새로운 생활 연기자의 탄생을 실감하게 한다.

"처음 서울에 와서 연기 연습을 하다 현장 학습을 하러 엑스트라로 촬영장에 나갔는데, 강단에 서서 자유 연기를 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더라고요. 환호하는 관중들 속에 한 명이 돼서 시키는 대로 환호하는 것들이 제가 배웠던 것과는 너무나 달라서 더 재미있었어요. 제가 관중이어도 연인일 수도 있고, 운동하는 고등학생일 수도 있고, 사투리로 응원하는 사람일수도 있잖아요. 그런 시간들이 다음 작품들을 할 때 제게 자신감을 줬어요."


2010년 그의 새로운 도전은 MBC 주말연속극 '글로리아'(극본 정지우·연출 김민식). 이천희가 맡은 남자 주인공 하동하의 단짝인 나이트클럽 웨이터 박동철 역을 맡아 또 다시 작품에 쏙 녹아들 계획이다. 최재환은 엑스트라 시절 이야기를 듣고 연출자가 자신을 캐스팅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돼요. 저를 선택하신 데 보람을 느끼시게 하고 싶어서요"라고 싱긋 웃어보였다.



최재환이 그리는 박동철은 장난스럽고도 친근한 인물이다. '식객'에서, '파스타'에서, '국가가 부른다'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들과 일면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게 되는 건 그가 바로 최재환이기 때문일 터다. 마냥 사람 좋은 미소가 먼저 보이지만 지켜볼수록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배우. '파스타'의 2초짜리 한 장면을 위해 십수번 물 젖은 주방 바닥을 굴렀던 그다.


"지금 말씀드리는 건 어떤 약속이 될수도 있어요. 저도 아직 그 인물이 어떻게 뻗어갈 지 모르겠어요. 기존 캐릭터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겁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서 또 득이 있을 것 같거든요. 다음 작품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전작에서의 모습이예요. 분명 '파스타'와는 다른 모습일 거예요.

제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단 사실적인 고향 사투리를 쓰고요, 덕분에 대본도 제가 다시 고쳐 써요. 극중 말들은 실제랑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동과 애드리브가 섞이도록 하는 게 제일 큰 과제라면 과제죠. 또 너무 전형적인 건 피해가려고 하고요. 생각나면 바로 적어요.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대본이 까매져 있어요."

최재환에게 연기관에 대해 물었다. '리얼 날스러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순히 있음직한 것을 고민하는 데서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캐릭터에 대입해보는 게 그의 방식이다. "다양한 소스들을 최재환스러움으로" 바꿔간단다. 막둥이로,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하고는 있지만, 주연을 맡지 않는 것을 결코 안타까워하지 않겠다는 것 또한 배우 최재환의 다짐이다.


"시청자들께선 '파스타'의 막내처럼 사는 애환을 그대로 겪는 걸 보면서 더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역할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리얼 날스러운' 연기로 공감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좋아요. '파스타'를 하고, 사람들이 절 알아봐 주실 때 참 좋더라고요. 그 즐거움과 감사함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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