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테이큰, 인셉션-매트릭스… 이 점이 닮았다

김현록 기자  |  2010.08.12 09:55
닮은꼴 영화들이 떴다! 박스오피스를 주름잡고 있는 여름 화제작들이 옛 히트작을 연상시켜 눈길을 끈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아저씨'와 '인셉션'은 각기 수년 전 개봉한 화제의 히트작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풍기는 다른 영화의 향취가 관객의 재미를 결코 반감시키지 않는다는 점 또한 '아저씨', '인셉션'의 공통점. 영화를 보는 동안 작품에 푹 젖을 수 있을 만큼 진한 고유한 매력이 분명하다.

◆'그 아이는 어디에…' 잔혹한 원맨쇼.. '아저씨'-'테이큰'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아저씨'(감독 이정범)는 피가 난무하는 성인용 액션물. 원빈이 유일한 친구인 옆집 소녀가 범죄조직에 납치되자 이를 찾아 나선 남자로 분한 이 액션 스릴러는 줄거리부터 묘사까지 각종 면면이 리암니슨 주연의 2008년 영화 '테이큰'을 연상시킨다.

'테이큰'은 프랑스로 여행갔다 알바니아 범죄 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선 전직 요원 출신 아버지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작품. 2008년 국내 개봉 당시 별다른 화제작이 아니었음에도 300만 관객을 모으며 깜짝 흥행해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리암 니슨은 복수심에 불타는 아버지로 분해 중년의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유괴와 구출이라는 테마를 공유한 '아저씨'와 '테이큰'은 한 남자가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원맨쇼 액션물의 재미를 제대로 선사한다. 사실적인 격투신을 묘사하지만 잔혹함의 수위에서는 '아저씨'가 조금 앞선다.

그러나 '아저씨'를 '테이큰'과 차별화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원톱 주연인 원빈의 존재감. 훨씬 젊고 스타일리시하다. 매력적인 비주얼은 과연 배우의 힘이요, 영화의 힘이다.

◆'나는 꿈꾸고 있는가?' 호접몽의 극한.. '인셉션'-'매트릭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입소문 속에 전작 '다크나이트'를 넘는 흥행작이 됐다. 겹겹이 쌓인 꿈의 세계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타인의 생각을 조정한다는 발상과 탄탄한 구성, 호텔 복도가 회전하고 거리가 뒤집히는 입 떡 벌어지는 비주에 입을 딱 벌린 관객이 이미 400만을 훌쩍 넘어섰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 한 채 꿈의 세계를 헤매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꿈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깨고 나니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된 꿈을 꾼 것인지 헷갈린다'는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의 고사를 직접적으로 연상시킨다. 이는 또한 세계는 허상이며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의 지배를 받아 꿈꾸고 있을 뿐이라는 거대한 음모론을 제기한 영화 '매트릭스'와 맞닿아 있다.

1999년 개봉한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는 기계와 인간의 대결, 그리고 구원자의 등장을 압도적인 비주얼로 그려내며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다. 신화와 종교를 비롯한 다양한 상징으로 수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올블랙 패션과 360도 정지회전 촬영 등도 널리 회자됐다.

정교한 상상력이 발휘된 두 작품은 그러나 애초부터 야심의 크기가 다르다. 정치와 철학, 문화 등 거대한 담론에 손을 뻗친 '매트릭스'에 비해 '인셉션'은 사적인 영역인 꿈의 세계를 깊숙이 파고들며 개인의 무의식을 쥐고 흔든다. 영화의 결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 점 또한 '인셉션'의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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