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의 패션거목' 故앙드레김, 세상과 영영 이별

김현록 임창수 기자,   |  2010.08.15 06:15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민국 대표 패션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김(본명 김봉남, 75) 이 수많은 이들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세상과 영원한 안녕을 고했다.


지난 12일 대장암과 폐렴 증세로 타계한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발인식이 15일 오전 6시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불교식으로 치러진 이날 발인식에는 아들 김중도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조문객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다.


고인의 시신은 생전 늘 그가 착용했던 순백의 의상을 연상시키는, 흰 장미와 백합, 국화로 장식된 흰색 운구차에 실려 장례식장을 떠났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발인 후 30년 넘게 살았던 자택과 서울 신사 의상실, 그리고 지난해 완공한 기흥 앙드레김 아뜰리에를 거쳐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 안치된다.


풍성한 볼륨을 자랑하는 특유의 흰색 의상을 입고 패션쇼는 물론 각종 문화 행사 및 자선 행사에 참석, 늘 고유한 존재감을 뽐냈던 고 앙드레김은 시대를 풍미한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였다.

느릿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수줍음이 묻어났던 말투, 파운데이션 바른 얼굴과 검은 칠을 한 머리 등은 앙드레김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수많은 패러디의 대상이 됐을 만큼 친숙하게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그는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린 톱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서양의 우아한 곡선에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앙드레김의 의상은 세계적으로 큰 찬사를 받았고, 그는 전 세계를 돌며 패션쇼를 열어 한국을 알리는 문화 사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35년생인 고 앙드레김은 1962년 디자이너로 데뷔, 같은 해 앙드레김 의상실을 열고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디자이너가 됐다. 이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파리에서 패션쇼도 열었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예술문학훈장을 받았다.

지난 2005년 5월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에도 주위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던 그는 올 7월 폐렴 증세로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기 직전까지도 다음 패션쇼를 준비할 만큼 패션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그러나 앙드레김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입원 한 달 만인 지난 12일 오후 7시25분 끝내 숨을 거뒀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했던 한국 대표 디자이너의 죽음에 패션 관계자들을 물론 연예 스타들과 스포츠인, 정치인과 기업인 등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정부는 평생 디자이너로 활동, 해외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높인 고 앙드레김에게 지난 13일 문화훈장 중 최고등급인 금관장을 추서했다. 고인은 1997년 화관문화훈장(5등급)을, 2008년 보관문화훈장(3등급)을 각각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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