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를 찾은 '단비' 팀의 촬영 모습 <사진=MBC>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자선 버라이어티 '단비'가 15일 종영한다. 지난해 12월 '일밤'의 대대적인 리뉴얼과 함께 첫 선을 보인지 9개월만이다.
'단비'는 이날 단비천사 손담비, 정경호, 애프터스쿨 정아와 함께한 베트남 활동기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과의 힘겨운 경쟁 속에 값비싼 해외 제작비를 후원할 스폰서까지 사라지면서 결국 종영을 맞게 됐다.
지난해 12월 6일 한지민이 출연한 아프리카 잠비아 편을 시작으로 첫 발을 디딘 '단비'는 그간 국내외를 돌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전했다. 지난 9개월 동안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이들이 돌아 온 거리만 지구 몇 바퀴. '단비천사'로 이들의 여정에 동행한 스타들만 약 40명에 이른다.
이들의 활약은 세계의 오지를 가리지 않았다. 가는 데만 만 하루 가까이 걸리는 여정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우물을 팠던 한지민을 시작으로, 남상미가 스리랑카에서, 이지아가 캄보디아에서 사랑을 전파했다. 닉쿤과 송지효는 필리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고, 성유리와 이진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선사했다.
신세경 조동혁 김용준은 동티모르에서, 윤소이와 민효린은 라오스를 찾아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몽골을 찾은 장혁, 김수로, 김사랑, 장희진도 마찬가지였다.
해외에서의 활동이 널리 알려졌지만 '단비'의 관심은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의 소외된 이웃에도 미쳤다.
한효주는 희귀병에 걸린 소녀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2NE1은 단비 열차를 타고 나눔을 전했고, 박신혜는 어려운 이웃에게 드림카를 선사하려고 구슬땀을 흘렸다. 차인표 류승수 엄지원 등 컴패션 밴드 회원들은 말기암 환자를 위한 감동의 결혼식을 열기도 했다.
'단비'는 주말 황금 시간대 버라이어티쇼가 자선과 나눔을 주제로 감동을 구현하려 했던 야심찬 기획이었다.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웃음이 판을 치는 가운데 이들이 전한 따뜻하고 느린 웃음은 색다른 감흥을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단행한 대대적인 변화 이후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 '우리 아버지'에 이어 마지막으로 '단비'까지 종영하면서 '일밤'의 감동 프로젝트는 결국 9개월만에 작별을 고한 셈이다.
이제까지 모인 '단비' 성금만 6억원 이상. 이는 한 푼도 제작비에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전 세계의 이웃을 돕는 데 쓰였다. 미처 사용하지 못한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급회를 통해 다른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단비'가 새로운 스폰서와 함께 시간대를 옮겨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타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 한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그 같은 기획은 있지만 편성이 확정되느냐에 따라 방송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15일 마무리되는 '단비'의 후속으로는 신현준 정준호 공형진 서지석 김현철 정형돈 승리가 출연하는 '오늘을 즐겨라'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