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대강 사업을 다룬 MBC 'PD수첩'이 MBC 경영진의 압력으로 방송 직전 방송이 취소돼 제작진과 노조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MBC는 지난 17일 오후 방송 예정이었던 'PD수첩' '4대강, 6m의 비밀' 편을 방송 3시간 전인 오후 8시께 불방키로 결정하고 'VJ특급'을 대체 방송했다.
MBC 경영진 측은 사전시사 요구에 제작진이 불응했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 불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가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이날 오후 법원에 의해 기각됐고, MBC 사내 대본 심의도 통과하는 등 예정대로 방송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상태였다는 게 제작진 및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 측은 "정권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명백한 사전검열 시도이자, 법원도 방송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을 김재철 사장과 임원진이 정치적 고려와 사적인 판단를 통해 방송 여부를 사유화한 사례로 제작의 자율성과 방송의 독립성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제작진과 노조, 시청자 등 300여명은 밤새 MBC 여의도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한편 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PD수첩'은 국토해양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지난 2008년 9월부터 12월 사이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구상을 만들기 위한 TF팀이 조직됐으며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2명을 비롯, 국토부 하천 관련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다는 내용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국토해양부의 'PD수첩' '4대강, 6m의 비밀'에 대한 방송금지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