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악마를 보았다' 트위터에 있다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0.08.18 09:35


영화가 트위터에 빠졌다.

소셜네트워크 트위터가 영화 마케팅에 새로운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정보, 각종 이벤트 등을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특히 트위터는 단상을 전하는 속성상 영화 입소문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어 영화 마케터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500만명과 200여만명을 동원 중인 '인셉션'과 '솔트'는 각각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트위테리안의 눈길을 끌었다. '솔트'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 나라마다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온라인 게임과 연계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인셉션'은 영화에 대한 각종 정보를 트위터로 교환, 재상영 붐에 일조하기도 했다.

국내 영화들도 트위터 활용에 적극적이다. 지난 4월 개봉한 '작은 연못'은 트위테리안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실시했으며, '방자전'은 김주혁이 영화표를 공짜로 나눠주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최근 개봉 영화 중에는 '아저씨'가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 무대인사 소식 등을 발빠르게 전했다. 장진 감독은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인 미투데이를 통해 추석 개봉 예정인 '퀴즈왕'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한편 신작인 '로맨틱 헤븐' 크랭크인 동정을 알렸다.

'이끼'와 '악마를 보았다' 등 논란이 많은 영화들은 트위터를 통해서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전하며 활발한 의견 교환이 한창이다.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는 아예 계정을 만들어 영화 예매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발 빠른 영화사들은 트위터를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최민수 과장은 "예전에는 파워 블러거를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다면 이제는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최근 '골든 슬럼버' 시사회를 트위터를 통해 깜짝 공지했는데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트위터 위력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 향후 개봉영화에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가 홈페이지와 미니홈페이지, 블로그 자리를 대신해 영화 알리기 최전선에 나서는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트위터는 다중을 상대할 수 없는 속성과 짧은 지속성, 그리고 뚜렷한 목적을 가진 리트윗에 반감을 드러내기 쉬운 특성 때문에 아직까지는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모든 영화가 도움이 되기보단 트위터 속성과 맞는 특정 영화에만 효과가 드러난다는 단점도 있다. 좋은 입소문도 있지만 나쁜 입소문일 경우 역효과도 상당하다

'인셉션'을 홍보한 올댓시네마의 김태주 실장은 "'인셉션'은 영화 자체가 헤비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해 트위터를 활용했다"면서 "유투브와도 연계해 관심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셉션'은 팔로워는 8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인셉션'은 자체 계정보다는 트위테리안들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저절로 논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끼' 역시 트위터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트위테리안들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환하면서 영화에 도움을 준 케이스다.

'악마를 보았다'처럼 섣부른 정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 트위터 활용에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다. '악마를 보았다' 홍보를 맡은 박혜경 대표는 "이 영화 같은 경우 트위터 속성상 단편적인 정보를 전하는 것은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깊은 생각과 여운이 필요한 영화인 경우 짧은 이야기보단 논쟁의 장이 오히려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특성상 파워 트위터가 관심을 드러내야 비로소 이야기가 확산되는 것도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에서 한계로 지적된다. '골든 슬럼버'의 경우 박중훈이 시사회 이벤트를 리트윗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드러냈다. 박중훈은 5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갖고 있다. 통상 트위터에 올려지는 소식은 빠르면 3시간, 길면 3일안에 사라진다. 그 전에 박중훈이나 이외수 같은 파워 트위터가 리트윗을 해야 널리 확산된다.

마케팅의 방향점을 예측할 수 없을 뿐더러 또 다른 오피니언 리더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형국이 되기 쉽다.

트위테리안이 관심을 갖기 위해선 영화감독이나 배우 같은 유명인이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해야 하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가수들과는 달리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정보를 개봉 전에 알리기를 꺼려한다.

'아저씨'를 홍보한 딜라이트의 장보경 대표는 "기획부터 트위터를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우지 않는 한 감독과 배우가 트위터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트위터 사용자들은 목적성이 뚜렷한 기업 개정이나 영화 홍보에는 덜 호의적"이라며 "동영상 등 콘텐츠를 올리는데도 한계가 명확해서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멘틱 헤븐'을 홍보하는 이노기획의 박혜정씨는 "장진 감독의 경우 미투데이 친구가 5000명 정도 된다"면서 "영화 정보에는 큰 도움을 주지만 마케팅 의도와 다른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감독님과 꾸준히 상의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에 영화에 대한 안 좋은 입소문이 퍼질 경우 대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쇼박스 홍보팀의 최근하 과장은 "트위터는 영화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면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도한다기보단 자연스런 논의의 장이 되도록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트위터가 분명 영화 홍보에 큰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보완하고 연구할 측면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점에서 '솔트'를 홍보한 영화인의 박미령 팀장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팀장은 "트위터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마케팅 주류로 올라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영화 콘셉트와 맞는 경우 적절한 이벤트를 연구한다면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의 트위터에 대한 외사랑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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