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나랑 놀면 게이된다는 광고도 나오겠다"

임창수 기자  |  2010.09.30 14:13


방송인 홍석천이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 커플을 비난하는 광고에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홍석천은 30일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트위터에 "'인생은 아름다워'때문에 게이된 아들 에이즈 걸리면 책임져'라는 광고가 심히 웃긴다 그리고 씁씁하다"는 글을 남겼다.


홍석천은 "그렇다면 나 홍석천과 놀면 게이가 되고 에이즈 걸린다라는 광고도 나오겠군"이라며 "참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가 싶다. 머리가 텅 빈 사람들은 아닌듯한데 도대체 어쩌다 그런 생각으로 돈 들여 광고까지 할까 한없이 불쌍하다"고 전했다.

이어 홍석천은 "10년 전 커밍아웃 때 '뽀뽀뽀'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내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며 하루 만에 짤린 이유가 그거였다. 방송국에 빗발치는 항의전화. 그럼 그때 나와 출연했던 아이들이 다 게이가 됐어야 되는데 그런 아이는 아직없다"고 덧붙였다.


홍석천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보여지는 동성커플의 사랑은 욕심만큼은 아니지만(많은 우려와 제제 때문이겠지만)너무나 현실적으로 잘 그려지고 또 다른 사랑에 고민하는 차이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드라마"라며 "그걸 보고 아들이 게이가 된다니. 그런 아들이 진짜 있다면 그 아들은 이미 게이인데 그 드라마를 보고 용기를 내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한테 나 좀 이해해달라고 울며 커밍아웃한 것일 게다"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김해숙, 김영철 씨 같은 아들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엄마 아빠를 기대하며. 그런 아이한테 그런 말도 안 되는 쓰레기광고를 돈쓰며 올리는 엄마아빠를 가진 아이는 얼마나 불행할까"라며 "아마 자살하고 싶을 거다 에이즈 걸리기전에 그런 엄마 아빠 땜에 자살하고 싶을 거란얘기다"라고 덧붙였다.


홍석천은 "정말 아이를 위한다면 그 아이가 앞으로 이 편견으로 썩어가고 있는 이 나라에서 앞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꿈을 이뤄갈 수 있는 지나 걱정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며 "에이즈는 동성애자만의 병이 아니다. 참 무식하다. 그런 생각하기 전에 당신들 자식들 섹스할 때 콘돔 쓰라고 하고 당신들 남편들 바람 피고 외국여행가서 섹스관광 열 올릴 때 콘돔 쓰라고 교육부터하시라. 요즘 그런 소리하면 무식하다는 소리들을 수도 있으니. 삶을 죽어라 열심히 살고 있는 국가대표 게이 석천이가"라고 글을 끝맺었다.

홍석천은 이후에도 "'인생은 아름다워' 보기 25년 전 게이임을 알게 된 나는 뭘까?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5, 6, 70대 게이 선배님들은 무슨 드라마를 보셨길래 게이가 되셨을까? 즉, 동성애는 전염병이 아니란 얘기다. 이 무식한인간들아. 어휴 답답한지고"라는 글을 남기며 재차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홍석천은 또 "그런 광고를 올리신 분들은 동성애자 인권 뿐 아니라 에이즈 환자분들의 인권도 짓밟으신 것이다. 그저 병이 있는 것뿐인데 같은 땅에서 이웃으로 사는 것조차도 용납될 수 없다는 건가?"라며 "HIV를 갖고 있어도 약과 관리로 정상적인생활을 할 수 있는 관리병환자다. 그리 경계하고 배타시 하지 말라. 죄인 취급하지도 말고"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석천은 "외국에선 에이즈 환자 돕기 행사들도 많은데 대한민국이란나라는 참 대단한 나라"라며 "이런 식의 광고가 주류신문에 나오다니. '인생은 아름다워'가 공중파에서 방송 되는 것보다 더 심각한문제입니다. 돈 내면 이런 광고 실어주는군요"라고 광고를 게재한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편 홍석천은 2000년 9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한 국내 커밍아웃 1호 연예인 이다. 당시 그의 솔직한 고백은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동성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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