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주역들, 400년만에 '도망자'로 환생?

김관명 기자  |  2010.10.01 11:59


'추노'의 주역들이 400년만에 환생했다?

지난달 30일로 2회가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도망자: 플랜B'가 들끓고 있다. 대한민국 일본 마카오 필리핀 태국을 종횡무진하는 화려한 영상미도 그렇고, 지우(정지훈) 진이(이나영) 카이(다니엘 헤니) 도수(이정진) 등 주연들의 면면도 그렇다.


그렇지만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은 올 초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추노'의 주역들이다. 잘 알려진 대로 '도망자: 플랜B'는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PD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우선 '추노'에서 언년이/김혜원으로 나왔던 이다해는 1회에서 지우의 상대녀로 카메오 출연, 단박에 시선을 잡아맸다. '추노'에서 대길(장혁)의 사랑을 오로지 받았던 그녀는 '도망자'에서 지우의 프러포즈를 받았다가 오지게 내쳤다.


짐승남 자리를 놓고 대길과 쌍벽을 이뤘던 송태하(오지호)는 2회까지 주로 지우의 회상장면에 등장한 핵심 인물. 비의 절친이지만 의문의 화재로 목숨을 잃은 케빈 역이다. 지우의 트라우마는 바로 이 친구 케빈의 상실에서 비롯됐다. 2회에서 케빈을 죽인 범인으로 자신을 지목한 형사 도수에 '버럭'한 것도 이 때문.

송태하와 조선 훈련원 동기로 나왔던 '킬러' 황철웅(이종혁)은 2회에서 카메오 출연했다. 지우와 진이가 일본행 배를 탔으나 진이는 사라져버리고, 지우가 일본 경찰에 체포된 직후 취조실을 찾은 한국 영사 역이다. 제대로 원하는 대답을 안 하는 지우에게 날린 "왜 그러세요?" 코믹 멘트 한 방. '황철웅'의 살벌함이 사라진 이종혁의 캐릭터가 압권이다.


왕손이와 함께 대길 패거리 중 한 명이었던 최장군(한정수)은 지우가 잘 아는 서울 동부경찰서 형사로 잠깐 등장했다. 지우가 자신에게 '멜기덱'이라는 의문의 인물 추적을 부탁한 진이의 뒷조사를 이 형사에게 의뢰했던 것. 강직했던 '추노' 때와는 달리 속물근성 다분하고 어설프기까지 한 형사 캐릭터다.

김혜원의 호위무사였던 백호(데니안)도 나왔다. 외사과 반장인 도수의 후배 형사인데 집안 '빽'을 이용해 도수 위의 팀장으로 발령이 난 개구쟁이 캐릭터다. 역시 도포 자락 휘날리던 '백호'의 위엄은 간 데 없다.

'추노'의 주역은 이들만이 아니다. 방송 당시 조선 최고의 스나이퍼라고 네티즌들이 극찬했던 '업복' 공형진은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장사부 역으로 고정 출연중. 한때 지우에게 사건을 의뢰했었으나 사업이 망해 지금은 지우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는 인물이다.


'천지호' 돌풍을 일으켰던 성동일은 '도망자'에서도 예의 코믹 대사와 표정으로 다시 한 번 '나까무라 황' 인기를 이어갈 태세. 일본에서 활약하는 탐정이지만, 2회까지만 봤을 때 그다지 실력에 신뢰가 가지 않는 캐릭터다. 고추냉이 듬뿍 탄 녹차 원 샷 했다가 난리 법석 떠는 그런 인물.

'추노' 막판 바른 말만 골라서 하던 노예 지도자 '그분'에게 결국 "냄새 난다"며 죽임을 당했던 '끝봉이' 조희봉은 필리핀에 살며 탐정 노릇하는 제임스 봉으로 출연중. 어쨌거나 나름 일본(나까무라 황)-필리핀(제임스 봉)-대한민국(지우)을 잇는 탐정 3각 편대를 형성했다.

'추노'의 배경이 조선 인조의 장자인 소현세자(1612~1645)가 죽기 전후였으니, 이들은 꼭 400년만에 '도망자'를 통해 현대로 환생한 셈이다. 하긴 쫓을 추(追)나 도망칠 도(逃)나 관점의 문제일 뿐 달리기 바쁘고 숨 가쁜 건 매한가지, 오십보백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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