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칼린ⓒ양동욱 인턴기자
'남격 합창단'에서 이경규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박칼린은 '작위'가 아니었다.
박칼린이 본업으로 돌아왔다.
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흥인동에 위치한 충무아트홀에서 자신이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뮤지컬 '틱틱..붐!'의 프레스 콜에 참석했다.
박칼린은 이날 '남격 합창단'에서처럼 짧은 커트 머리와 보이시한 스타일, 그리고 힘 있는 목소리를 보여줬다. 특히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할 때, '남격 합창단'에서처럼 현란한 제스처와 강렬한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남격 합창단'의 카리스마 그대로였다.
그는 '남격 합창단'에서 보여준 모습과 실제와의 차이에 대해 "패밀리들한테 듣기에는 연습실과 똑같이 한다는 말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그리곤 자신의 별명이 '마녀'란 사실도 스스럼없이 말하며, '틱틱..붐'의 배우들은 '마녀이즘'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 농을 쳤다.
<사진=연습실에서의 박칼린,'틱틱..붐!' 제공>
박칼린은 또 여러 차례 앵콜공연 됐던 '틱틱.. 붐!'을 어떤 식으로 차별화를 이룰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작품에 손 댈 수가 없다. 작품에 조금이라도 손이 가면 원작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며 "재현을 더 잘하고, 있는 환경에서 음색, 음향, 무대 등의 퀄러티에서 차별화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답변보다는 설득에 가까웠다.
'남격 합창단'에서 박칼린은 끊임없이 아마추어 합창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게 오합지졸의 '남격 합창단'의 저력이 됐고, 끝내 이들은 감동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었다.
그 바탕에는 '설득의 힘'이 있었다. 그는 유치한 율동을 부끄러워하고, 외국어 가사를 이해 못하며, 사라 브라이트만의 가는 목소리의 '넬라 판타지아'를 흉내 내는 합창단에게 자신이 이끄는 길로만 하면 얼마나 위대한 합창단이 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그게 박칼린의 리더십이었다. 20여 분 남짓 진행됐던 짧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칼린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답변으로 '남격 합창단'에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았다. 마녀이즘을 경험하지 못한 '틱틱..붐!'의 배우들이 자신을 천사로 알 것이라는 둥, 원작자의 허락 없이는 작품에 손 댈 수 없다는 설명을 하면서도 "이렇게 말하면 나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는 줄 알잖아"라며 웃을 줄 아는 여유.
'남격 합창단'이 더욱 감동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박칼린의 한결같은 마녀 카리스마 덕분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