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 "2번째 영화, 음악덕에 도망 안쳤다"(인터뷰)

임창수 기자  |  2010.10.26 14:33
요조 ⓒ류승희 인턴기자 요조 ⓒ류승희 인턴기자


'홍대 여신' 요조(본명 신수진)가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김종관 감독의 새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에서 자신과 꼭 닮은 젊은 뮤지션 혜영으로 분한 그녀는 차분한 음색의 노래로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에 출연했던 그녀로서는 2번째 영화 출연. 첫 영화 출연당시 "'제가 출연하면 민폐가 될 것'이라며 도망치려 했었다"던 요조는 "이번에는 그래도 도망치진 않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이번에는 민폐를 안 끼칠 자신이 있었다!' 뭐 이런 건 아니구요.(웃음) 음악과 함께 하는 영화라는 점에 끌렸어요. 제 노래가 영화에 쓰인 적은 있었지만 직접 영화 음악을 만들어 본 경험은 없었거든요. 진작부터 직접 영화에 필요한 음악을 만드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기회가 주어져서 욕심이 났던 것 같아요."


김태성 음악감독과 함께한 '조금만 더 가까이'의 음악 작업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김종관 감독, 김태성 음악감독과 곡의 분위기와 메시지, 영상과의 조화 등에 관해 논의하는 과정은 혼자만의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던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고.

"제 앨범에 들어갈 곡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데 영화음악은 감독님과 음악감독님 마음에도 들어야 하잖아요. 가사를 제가 쓰긴 했지만 곡이 전하는 메시지에 관해서는 김종관 감독님, 김태성 음악감독님 두 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술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해서 서로 자기 연애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었고, 또 그런 감성들이 곡에도 반영 되고…. 혼자 작업할 때는 외로울 때가 많은데 함께 멜로디나 가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외로울 틈도 없었구요. 여러모로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해보고 싶어요."


극중 이별의 상처에 '너덜너덜해 진' 30대 뮤지션 혜영을 연기한 그녀는 극중 마지막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극중 혜영은 "더 편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남자들 만나봐야 다 거기서 거기"라며 연애불구가 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반면 현실에서의 요조 본인은 그런 넋두리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별 당시에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 같고 힘들지만 사실 연애하면서 누구나 다 겪는 일인 것을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야만 할 것 같다고. 덕분에 독기를 머금은 채 대사를 내뱉을 때에는 약간의 쾌감도 느꼈다는 그녀다.

"제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어지간한 일은 다 '그럴 만 해서 그랬겠지'하고 넘긴다는 거예요. 하다못해 차이고 나서도 '찰 만해서 찼겠지', '이유가 있을 거야',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으니까 내가 아픈 것도 당연해' 이런 생각들로 이해하려고 할 정도니까요. 저도 극중 은희(정유미 분)처럼 '넌 나쁜 놈이고 벌 받아야 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데 마음뿐이고 행동으로는 못하는 편이에요."

요조 ⓒ류승희 인턴기자 요조 ⓒ류승희 인턴기자


어느 덧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요조는 여전히 "익숙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영화 출연을 '만남'과 '인연'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어떤 우연들이 만나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내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인연들을 남기는 것 같다고.

"음악은 어쨌거나 제가 뚝딱뚝딱 만들면 되는데 영화는 제가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영화는 제가 가서 '만나야 하는 것' 같아요. 정성일 감독님과의 첫 영화도 그랬고, 이번 '조금만 더 가까이'도 영화와 저 사이의 인연이 닿아서 만날 수 있었던 것 같구요. 물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시지만,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영화와 그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연들이 만나는 일인 것 같아요. 또 어디선가 저와 인연이 닿는 영화가 살아있다면 언제고 또 만나고 싶어요."

요조는 주성치 영화의 열혈 팬으로도 유명하다. 공공연히 이상형이 주성치라고 밝힌 데다, 홈페이지를 통해 주성치가 그려진 기념티셔츠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 과연 주성치 영화에 대한 질문에 가장 밝은 표정으로 답하는 그녀였다.

"제일 많이 보는 영화, 제일 감동적인 영화, 보고 싶은데 못 보는 영화가 있는데요. 우선 제일 많이 보는 건 '소림축구'에요. 우울하거나 힘들 때 머리 깔고 보다가 잠들곤 하죠. 제일 감동을 줬던 작품은 '희극지왕'이구요. 보고 싶은데 못 보고 있는 작품은 서유기 시리즈('월광보합', '선리기연')에요. 제가 어떤 슬픔에 대한 공포가 심한 편인데 어렸을 때 서유기를 보고 슬펐던 기억이 있거든요. 어릴 때라 이해가 잘 안가서 '나중에 크면 다시 봐야지' 했었는데 슬펐던 기억 때문에 선뜻 못 보겠어요."

'카페 느와르'로 처음 영화에 출연했을 당시,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는 요조. 컷 사인과 함께 담요를 덮어주는 스태프들의 '여배우 대우'에 몸 둘 바를 몰랐다던 그녀는 음악을 사랑하는, 영화를 사랑하는, 그리고 주성치를 사랑하는 뮤지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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