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에로 '나탈리', 한국형 3D 시험대 되나

전형화 기자  |  2010.10.26 09:00


3D 에로영화 '나탈리'가 28일 개봉한다.

주경중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나탈리'는 SF나 액션장르에 사용되는 3D 기법이 에로에 사용돼 화제를 모은 작품. 조각상 나탈리의 모델이 된 여자와 관련해 조각가와 그녀를 사랑한 또 다른 남자의 엇갈린 기억을 담았다.


'아바타' 이후 3D가 화두가 된 영화계에 '나탈리'의 개봉은 그만큼 주목을 끌고 있다. 21일 기자시사회에도 100여 취재진과 배급 관계자들이 몰렸다. 이성재와 신예 박현진이 주연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나탈리'가 영화계의 눈길을 끈 것은 영화 완성도를 떠나 한국형 3D 콘텐츠와 에로의 결합이라는 데 있다. 공개된 '나탈리'는 시작과 동시에 여인의 젖가슴이 스크린에서 튀어나올 만큼 기획의도에 충실했다. 관계자들은 그만큼 3D 에로라는 콘셉트에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나탈리'는 200여 스크린을 확보했는데 그 중 175개가 3D 스크린이다.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영화 등 3D 콘텐츠가 떨어진 요즘 극장가에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다.

3D 스크린은 1만2000원으로 2D 스크린보다 3000원 가량 비싸다. 그만큼 제작비 대비 수익률이 높다. '나탈리'가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다.


3D TV와 3D 노트북까지 등장하는 요즘, 화두는 콘텐츠라고 할 만큼 콘텐츠에 대한 수요에 목말라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영화계에서도 3D 영화 수요를 찾고 있다. 3D 에로는 성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눈독을 들이고 있다.

'나탈리' 관계자는 "해외 필름마켓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홍콩에서는 ‘원 달러 프로덕션’이 3000만 홍콩달러(약 54억원)을 투입해 3D로 '옥보단2'를 찍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D와 에로물이란 결합이 경쟁력을 갖고 있단 뜻이다.

'나탈리'는 애초 주경중 감독이 '현의 노래'를 3D로 준비하던 중 테스트 차원에서 기획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과 빠른 시간에 촬영이 가능했단 뜻이다. 에로영화의 장점이 그대로 적용됐다.

'아바타' 이후 한국영화계에서도 3D 영화에 대한 기획이 본격적인 괘도에 올랐다.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은 '칠광구'가 2D로 제작, 3D 변환을 준비 중이다. '괴물2'는 2012년 3D로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한 때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형 3D영화는 이제 발걸음을 떼고 있다.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는 현재 좌초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나탈리'가 좋은 흥행성적을 거둘 경우 3D영화는 관계자들의 새로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D를 할리우드를 따라 굳이 블록버스터에만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깨닫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영화 제작자는 "할리우드를 쫓아 블록버스터를 너도나도 3D로 찍을 경우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다"면서 "좋은 기획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